'성폭력 피해 고백' 장재인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들다"


가수 장재인. [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과거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한 가수 장재인이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들다"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가슴이 안절부절 합니다만 주시는 댓글 보며 안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저 고맙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혹여나 복잡해 보일까 글을 많이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오늘만은 참 많이 쓴다. 그 당시에는 이런 일을 밝히는 게 흠이 되던 때였는데 지금은 어떠냐. 세상이 조금 나아졌나. 아니면 그대로인가”라며 “어릴적 어른들이 쉬쉬햇던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니 조용히 넘어가라 했던 것처럼 나는 오늘 일을 후회할까. 이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노곤한 하루지만 뭐라해야 할까.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 한 순간도 주변에 솔직할 수 없었기에 그게 참 뿌리 없이 둥둥 떠있는 그런 느낌을 줘서 참 아팠는데 이 이야기를 꺼내며 친구들과 남 모르게 생겼던 벽이 허물어 진 것 같다 평생 감히 기대치도 않던 뿌리가 생긴 기분"이라고 전했다.

장재인은 "저의 소식이 불편하셨다면 미안하다. 그러나 이 같이 사건에 더이상 수치심을 불어넣진 말자. 향기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장재인은 자신의 SNS에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성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저의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며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때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4살~29살에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마음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더라"라며 "좋은 생각만 하고 싶어도 마음 자체가 병이 들면 자꾸만 무너지는 거라 그렇게 긴 시간 나는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릴 적에 나랑 똑같은 일을 겪고도 아니면 다른 아픈 일을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 보면서 버텼다"라며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장재인은 "그런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마음이 좋겠다 싶었다"라며 "잘하는 게 이야기뿐이라 (앞으로도)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라고 팬들을 향해 진심어린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장재인은 이날 오후 추가 게시글을 올려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다"라며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내 또래의 남자분이었다"라고 썼다.

또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라며 "한겨울 길을 지나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 보더라"라고 전했다.

장재인은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라며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지만, 돌아보고 널리 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음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재인은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 2'를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고 방송 활동을 중단했지만 2년간의 투병 끝에 다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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