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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시트론, 웰리브 인수 6개월만에 반환…M&A도 반품되나요?


매각 상대방에 다시 지분 넘겨…신규사업·체질개선 차질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반도체 설계·음향기기 부품 제조기업 엔시트론이 단체급식 전문업체 웰리브를 인수한지 6개월만에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특히 엔시트론이 웰리브를 인수할 당시 지분을 매각했던 당사자인 MP그룹 등에 도로 돌려줘 눈길을 끈다.

엔시트론이 최근 3년간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수했던 웰리브의 실적도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악화하자 신규 사업 진출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시트론]
[엔시트론]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시트론은 지난 3월 인수했던 웰리브 지분 25%를 당시 매각자에 모두 반환했다. 전날 공시를 통해 웰리브 지분 9.75%(12만5천주)를 채권자인 MP한강과 정오에프앤비에 모두 넘겼다고 밝혔다. 지분가치는 40억원으로, 엔시트론은 웰리브 지분을 넘기는 대신 엠피한강과 정오에프앤비가 보유한 자사의 전환사채(CB·제9회차)를 회수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도 엔시트론은 채권자인 아이스마트앤에 56억원 어치 웰리브 지분 15.25%(17만5천주)를 넘기고 발행했던 CB(제9회차)를 회수했다. 이로써 엔시트론은 웰리브 소유 지분 25%를 모두 처분하며 신규 사업으로 추진했던 단체급식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엔시트론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3월 17일 발행한 CB를 거래대금으로 지급받았다"며 "회수한 CB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자에 웰리브 지분 반환…엔시트론, 체질개선 빨간불

이번 거래만 보면 엔시트론이 채권자에게 웰리브 지분을 넘겨 채무를 상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인수했던 웰리브를 6개월만에 판매자에게 반품한 꼴이다.

엔시트론은 지난 3월 단체급식 전문업체인 웰리브의 지분 25%(30만주)를 96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엔시트론은 웰리브 인수대금으로 아이스마트앤(56억원), MP한강(20억원), 정오에프앤비(20억원)에 CB(제9회차)를 발행해 지급했다.

엔시트론이 CB를 주고 웰리브를 인수했는데, 이번에 다시 웰리브 지분을 돌려주고 CB를 회수한 것이다. 현금 없이 CB가 오가면서 웰리브의 주인 명부만 바뀐 셈이다.

엔시트론은 웰리브 인수 당시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주력 사업인 IC칩 사업이 부진에 빠지고,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헬스케어 부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5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8년 106억원, 2019년 58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엔시트론은 단체급식 업체인 웰리브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추진중인 헬스케어 사업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웰리브의 실적마저 악화되며 기업 인수를 통한 신규사업 진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웰리브는 지난해 매출액 1천527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대우조선해양 단체급식이 532억원에 달해 매출 의존도가 큰 편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대유행과 조선업 불황으로 실적이 나빠졌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598억원에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엔시트론의 최대주주 티알인베스트(지분율 13.12%)는 회생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했고, 웰리브 지분 인수도 그 일환이었다. 그러나 웰리브 지분 반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며 체질개선에 나서려던 엔시트론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웰리브 M&A 거래 상대방인 MP한강과 정오에프앤비는 MP그룹의 계열사여서 더욱 눈에 띈다. 엔시트론의 최대주주인 티알인베스트는 지난 7월 '미스터피자' MP그룹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티알인베스트는 MP그룹 지분 41.3%를 총 350억원에 인수 추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티알인베스트가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MP그룹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시트론이 티알인베스트와 MP그룹의 연결점이었던 웰리브 지분을 처분함에 따라 MP그룹 인수에도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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