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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치료 10명중 1명 급성악화, 혈액검사로 위험군 선별


차의과대학, 간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치료후 급성진행 현상 분석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면역항암제는 10여 년 전부터 암환자 진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해 현재는 폐암, 간암, 신장암 등 15가지 이상의 암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3세대 항암치료법이다.

면역항암제는 일반적인 항암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고령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한번 효과가 나타나면 그 효과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점점 더 많은 환자들이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매우 고가임에도 환자 중 20~30%에서만 효과가 나타나며 일부 환자에게는 오히려 암을 급속히 악화시키는 급성진행현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전홍재, 김찬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전홍재, 김찬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전홍재, 김찬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국내 암사망률 2위인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사용 후 급성진행 현상이 존재하는지, 만약 존재한다면 어떠한 임상적인 특성을 가지며, 어떤 간암 환자군이 급성진행 가능성이 높은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 표적치료제 치료를 받은 환자,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189명의 환자 중 12.6%인 24명에서 급성진행 현상이 나타났으며,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에서만 급성진행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급성진행 환자들은 면역항암제 치료 후 암 성장이 4배 빨라졌으며 치료시작일로부터 사망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59일에 불과했다.

진행성 간암에서 면역항암치료를 진행할 경우 10명 중 1명의 비율로 암의 성장속도가 치료 이전에 비해 4배 이상 빨라지는 급성진행 현상이 발생하며, 이들 환자들은 암의 빠른 진행으로 인해 후속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나쁜 예후를 가지게 됨. 특히 이러한 급성진행은 호중구-림프구 비율 (neutrophil-lymphocyte ratio)이 높은 간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됨.[전홍재 교수 제공]
진행성 간암에서 면역항암치료를 진행할 경우 10명 중 1명의 비율로 암의 성장속도가 치료 이전에 비해 4배 이상 빨라지는 급성진행 현상이 발생하며, 이들 환자들은 암의 빠른 진행으로 인해 후속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나쁜 예후를 가지게 됨. 특히 이러한 급성진행은 호중구-림프구 비율 (neutrophil-lymphocyte ratio)이 높은 간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됨.[전홍재 교수 제공]

연구진은 또한 일반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이러한 급성진행 위험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 분석 결과 면역항암치료 시작전 혈액검사에서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이 높은 환자일수록 치료반응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급성진행의 확률이 급증했다.

호중구 대 림프구의 비율이 2미만인 환자의 경우 치료반응률이 21%, 급성진행률은 0%인 반면, NLR이 6보다 클 경우에는 치료반응률이 7.7%에 불과하고, 급성진행률은 46%에 육박했다.

혈액 내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와 림프구의 상대적인 비율은 혈액검사를 통해 손쉽게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면역항암치료후 급성진행 위험군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높은 NLR 수치가 면역항암제에 대한 나쁜 반응과 관련되는 것은 이 수치가 암환자 인체 내 면역억제 반응과 면역활성 반응의 균형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지표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면역항암치료전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 수치)이 6이상인 경우 면역항암제 치료반응률이 7.7%에 불과한 반면 급성진행 발생 빈도는 46%에 달함. [전홍재 교수 제공]
면역항암치료전 호중구/림프구의 비율(NLR 수치)이 6이상인 경우 면역항암제 치료반응률이 7.7%에 불과한 반면 급성진행 발생 빈도는 46%에 달함. [전홍재 교수 제공]

연구를 주도한 전홍재 교수는 “모든 치료에는 명과 암이 따르는데 면역항암제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드라마틱한 치료 반응을 보이지만, 그 반대되는 경우 또한 존재한다. 특히 치료 시점에서 NLR이 높은 간암 환자의 경우에는 급성진행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세심한 관찰을 하면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연구자로 참여한 김찬 교수는 “NLR 수치는 진료실에서 일반적인 피검사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간편한 지표다. 이번에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지만, 위암, 방광암 등 다음 암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재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는 다른 암환자들에서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급성진행 환자들의 혈액을 보다 정밀하게 프로파일링하고 면역항암제 치료 내성과 관련된 면역억제 인자를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가 면역항암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찾는 데 비해 면역항암치료시 주의해야 할 환자군을 규명함으로써 면역항암치료의 명과 암 모두를 고려한 신중한 간암 환자 선별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결과는 간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논문명: Hyperprogressive disease during PD-1 blockade in patients with advanced hepatocellular carcinoma)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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