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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기억하는 운동 능력, 뇌 미상핵 변화로 안다


한양대 김성신 교수팀, 운동기술 습득의 뇌과학적 원리 발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다양한 운동기술을 습득한다. 걷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고, 악기를 연주하고, 운전을 하는 일상의 모든 일이 운동기술 습득을 통해 이뤄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운동기술은 한 번 몸에 익숙해지면 굳이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안다"고 느낀다. 운전대를 처음 잡으면 핸들을 어떻게 돌리고, 기어를 어디에 두고, 발은 어디에 둘지 등등을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우리는 금세 이 모든 동작을 별 생각없이도 반사적으로 해낸다.

뿐만 아니라 같은 운동을 배워도 빨리 배우는 사람이 있는 반면, 훈련속도가 느린 사람도 있다. 운동신경이 좋다거나, 몸치라거나 하는 말은 이러한 '운동기억' 능력과도 연관된다.

김성신 한양대 심리뇌과학과 교수는 처음 접하는 운동기술을 습득하고 숙달되는 과정에서 우리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하고 뇌과학적 원리를 규명한 연구결과를 지난 8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논문명 : Spatiotemporal dissociation of fMRI activity in the caudate nucleus underlies human de novo motor skill learning)

훈련의 초기에서 후기로 진행됨이 따라 보상에 대한 정보가 머리 부분에서 꼬리부분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그림 [김성신 한양대 교수]
훈련의 초기에서 후기로 진행됨이 따라 보상에 대한 정보가 머리 부분에서 꼬리부분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그림 [김성신 한양대 교수]

김 교수팀은 처음 접해보는 운동과제를 학습자에게 제시하고 기능성 핵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통해 뇌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특히 뇌 영역 중 '보상(reward)'과 관련된 미상핵(꼬리모양핵, caudate nucleus)의 역할에 주목했다. 미상핵은 대뇌반구의 기저부에 있는 올챙이 모양의 회백질 덩어리이다. 우리 뇌에서 주로 쾌락·보상·동기부여를 담당한다.

관찰 결과, 훈련을 처음 시작할 때는 보상에 대한 정보가 미상핵의 머리 부분에 집중됐지만, 훈련이 진행되면서 목표로 제시된 운동이 익숙해짐에 따라 미상핵의 꼬리부분으로 신호가 이동하는 것이 발견됐다.

또한 미상핵의 머리부분은 주로 판단·추론을 담당하는 대뇌 전두엽과 상호작용하며, 꼬리부분은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운동피질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미상핵이 상호작용하는 강도에 따라 개개인의 운동능력 차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학습전 측정을 통해 미상핵 머리부분과 대뇌 전두엽 피질의 상호작용이 강하게 나타난 사람일수록 학습속도가 느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상핵의 머리와 꼬리부분이 각각 전두엽과 운동피질과 상호작용을 하며 그 강도가 개개인의 운동 능력의 차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그림 [김성신 한양대 교수]
미상핵의 머리와 꼬리부분이 각각 전두엽과 운동피질과 상호작용을 하며 그 강도가 개개인의 운동 능력의 차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그림 [김성신 한양대 교수]

김성신 교수는 이번 연구가 "쾌락·보상·동기부여를 담당하는 미상핵이 새로운 운동기술을 습득하고 습관화되는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기초연구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파킨슨 증후군으로 인해 일어나는 운동장애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는 또한 "판단과 추론에 의한 기억과 몸에 적응되는 운동기억에 대한 뇌의 원리를 정확하게 밝혀낸다면 인공지능 알고리듬 개발이나 뇌-기계 접속시스템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차세대 기초연구리더 사업의 지원으로 IBS 뇌과학이미징 연구단 최예라, 신윤하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성신 교수는 IBS 뇌과학이미징 연구단에서 최근 한양대로 자리를 옮겼다. 한양대 심리뇌과학과는 2021학년도에 신설되는 학과로, 인간의 의사결정과 인공지능(AI)의 중첩분야를 연구해 새로운 기술개발에 초점을 둔 연구와 학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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