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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부영그룹 ①] 자산 23兆·재계 서열 13위…오너리스크에 최대위기


이중근 회장 구속 이후 매출 줄고 적자전환…1인 독재체제, 칼날 됐나

 [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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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부영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이중근 부영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 리더십이 와해된 가운데 주택사업과 신규사업 등 부진이 계속되면서다. '사랑으로'로 시작해 자산 23조원의 명실상부한 건설 대기업으로 성장한 부영이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지난 1983년 모태인 삼신엔지니어링을 설립한 후 1993년 부영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당시 부영은 아파트 브랜드 '사랑으로'를 중심으로 건설업계의 기피대상이던 임대아파트 시장에 집중, 매년 평균 1만 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했다.

부영그룹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주요 건설업체들이 줄도산할 때 안정적인 사업을 추구하며 위기를 극복, 2002년 재계 43위로 이름을 올렸다. 명실상부한 자수성가형 건설사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부영은 이후에도 선진국형 주거 형태인 임대주택은 물론 분양 아파트 시장에서도 성과를 냈다.

부영그룹은 호텔, 오피스, 리조트 등 사업영역 확장에 나섰다. 또 삼성생명 세종대로 사옥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 빌딩,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 등을 줄줄이 매입하며 세를 과시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부영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외 총 35개 계열사, 자산규모 약 23조2천674억원을 기록하며 재계서열 13위(공기업 제외)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부영그룹은 전국에 27만6천가구를 공급했으며 이 가운데 임대는 21만7천가구, 분양은 5만9천가구다.

하지만 부영그룹이 이중근 회장의 공백으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부영그룹에서 1인 지배체제를 갖추고 있는 이 회장이 횡령과 배임 상고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다. 지난달 27일 대법원 2부는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임직원과 공모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회삿돈 27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부영 주식 240만주와 188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회사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1천450억원 상당의 주식을 본인 명의로 전환, 개인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가소유 부실 계열사에 2천300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서민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과정에서 분양전환가를 부풀려 서민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안긴 혐의도 받았다.

부영그룹은 2018년 2월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2년7개월째 경영 공백 상태다. 신명호 전 아시아개발은행 부총재(경영 총괄), 이세중 환경재단 명예이사장(법규 총괄)이 회장 직무대행으로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부영그룹의 경영 실적은 점점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3% 감소한 1조3천682억원에 그쳤다. 심지어 1천946억원 영업손실, 2천521억원 순손실을 각각 기록하며 모두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부영 지분 93.79%와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 지분 100%를 소유한 사실상 1인 독재체제"라며 "이 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신속하고 책임있는 기업의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면서 기업의 전망과 발전가능성에 대해 점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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