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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준 기회…이커머스업계 '상장 프로젝트' 가시화


수익성 개선되고 시장 관심 고조…"급성장 이어가는 지금이 상장 적기"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커머스 업계의 급성장이 '상장'이라는 화두로 이어지고 있다.

출혈경쟁으로 인한 만성적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투자금에 의존하는 상황을 넘어, 자생력을 증명한 일부 기업들의 '상장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진행되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국내 사모펀드 운영사 피에스얼라이언스(PSA)으로부터 4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기로 합의했다.

투자는 티몬 산하에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이 SPC가 발행하는 교환사채를 피에스얼라이언스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환사채는 보통주를 담보로 발행하는 회사채로 투자자는 만기에 원리금을 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번 투자가 상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커머스 업계에 '상장'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커머스 업계에 '상장'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실제 티몬은 지난해부터 상장을 염두에 두고 적자구조 탈피를 위해 직매입 사업을 정리하고 일정 시간마다 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타임커머스'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멤버십 서비스도 꾸준히 강화해 고객을 유입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월간 적자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4월에는 창립 10년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내는 성과를 불러왔다. 나아가 지난 2분기에는 순이용자 1천141만 명을 기록하며 위메프를 제치고 업계 5위에 올라섰다.

티몬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체질개선'을 증명한 결과 투자를 받게 됐다. 이에 상장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 최대 난제였던 자본잠식 문제가 이번 투자를 통해 해결됐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이 상장을 도모하는 움직임은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포착되고 있다. 11번가, SSG닷컴 등 코로나19로 인한 급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매출 성장과 함께 규모의 경제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11번가는 지난해 영업이익 14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1년 전인 2018년에는 678억 원의 손실을 내던 상태였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커머스 업계 경쟁 격화에 기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분기 적자를 다시 내고 있지만 흑자를 낼 수 있는 사업구조가 정착됐다는 평이다.

SSG닷컴은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 전망을 받고 있다. [사진=SSG닷컴]
SSG닷컴은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 전망을 받고 있다. [사진=SSG닷컴]

SSG닷컴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1분기 197억 원이었던 영업손실이 2분기 137억 원으로 줄어들며 '턴어라운드'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고, 새벽배송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어 미래 전망이 어둡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은 모회사로부터의 의지도 감지되고 있어 더욱 유력한 '상장 유망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11번가의 모회사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1번가 등 자회사의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아직 상장 의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2018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블루런벤처스 등으로부터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5년 내 상장을 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상장 추진이 유력하다는 예측을 받고 있다.

압도적 물류 역량을 앞세워 이커머스 업계 1위로 자리잡은 쿠팡도 나스닥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쿠팡은 최근 미국 현지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로드쇼를 진행해 약 15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쿠팡은 아직 본격적 상장 추진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지만 추가 투자 유치 등을 위해서라도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추가 투자금에 대한 수요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대대적 인력 보강을 통해 재무 전문 임원들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나스닥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쿠팡]
쿠팡은 나스닥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쿠팡]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 업계 유력 기업들의 상장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만성적인 적자 흐름을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고평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 시점이 상장을 도모하기에는 최적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 구조를 영원히 이어갈 수는 없는 만큼, 이커머스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속가능성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가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이 상장 추진의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평가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시장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해 있는 만큼 상장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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