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19망 뚫은 K-푸드 '라면·김치'…수출효자 등극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라면과 김치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며 한국식품 K-푸드(Food) 열풍을 이어갔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등 어려움 상황이지만 해외 곳곳에 집콕 행보에 간편식품인 라면 수출액은 5천억 원에 육박했다. 건강·발효 식품으로 세계에서 관심 받고 있는 김치 수출이 40% 이상 뛰어올랐다. K-푸드가 수출효자로 등극한 셈이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기준(잠정)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4.9% 증가한 48억4천567만(약 5조7천576억 원)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라면 4억540만 달러로 36.7% 급증했으며 김치가 9천790만 달러로 40.3% 늘었다.

라면의 경우 장기보관 및 가정 내 간편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미국(56.7%)·일본(48.9%)·중국(44.9%) 등 주요 수출대상국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라면 누적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8.4%에 해당하는 것으로 수출 증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은 매년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농심의 해외사업 매출은 2016년 6억3천500만 달러, 2017년 6억4천500만 달러, 2018년 7억4천만 달러, 2019년 8억 달러로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5억2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상반기에만 지난해 1년 치의 65%를 달성했다.

특히 올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한 1억6천4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간편식품 수요 증가와 맞물려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자 필수 비상식량으로 농심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크로거 사의 한 구매담당자는 "농심 라면이 간식(Snack) 개념에서 식사(Meal) 대용으로 인식이 전환되며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특히 집안에서 요리하는 '홈쿡' 트렌드에 따라 신라면에 치즈를 넣어 먹는 등 라면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해외사업도 순풍을 탔다. 삼양라면의 면 사업부 수출 현황은 2015년 294억 원에서 2019년 2천657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 매출이 1천797억 원으로, 지난 한 해 매출의 67%를 넘어섰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550억 원 상당의 라면을 수출했다. 이는 2018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72.7%에 달하는 400억 원 상당을 수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커지면서 김치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 코로나 이후 미국 등에서도 집밥을 많이 해 먹으면서 김치 수출도 40.3% 늘었다. 일각에선 김치가 미국에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농심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될수록 라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법인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3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94% 늘어난 6천502억 원과 360억 원으로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라면 부문은 6월을 지나면서 상반기 비축 수요가 소진되고 있다"며 "7월 들어 국내 라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인 사이에선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급부상하면서 재구매율이 유의미하게 상승 중"이라며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 블랙'을 선정하는 등 현지 평가도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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