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관련 사이트와 '숨바꼭질'

 


정부와 북한 관련 사이트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정부가 폐지 논의를 벌이고 있는 국가보안법에 근거해 '친북(親北)'이라는 이유로 최근 북한 관련 사이트를 차단하자, 해당 사이트가 크게 반발하는 한편 도메인을 변경해 다시 사이트를 여는 등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15일 해외 사이트 및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2일 오후부터 KT, 하나로텔레콤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를 통해 도메인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북한 관련 사이트 25개의 접속을 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미국에 있는 진보성향의 통일운동 단체인 통일학연구소는 "반통일 세력의 통일학연구소 홈페이지 차단조치로 임시 연락주소를 사용합니다"고 사이트에 공지한 뒤 기존 도메인(www.onekorea.org) 대신에 'www.onekorea.rules.it'라는 미러 사이트를 통해 활동하고 있다.

통일학연구소(소장 한호석)는 1995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재미동포들이 설립한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통일운동단체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인터넷 전문가는 "성인 음란물 사이트에서 보듯 인터넷은 그 속성상 완벽한 접속 차단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진짜 차단하려 할 경우 앞으로도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통일운동가는 "상황이 그런데도 정부가 북한 관련 사이트를 대규모로 차단하려 한다면 성과 없이 남북관계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에 앞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인터넷판 시론을 통해 "지금 북남 간을 오가는 사람이 1년에 수만명이며 개성공단운영 사업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이북땅에 통근하는 사람도 있다 하는데 어느 때라고 `친북사이트'를 운운할 때인가"라며 "하도 어이가 없어 냉소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의 북한 관련 사이트 대규모 차단조치를 비난했다.

또 미국 LA 거주 재외동포가 운영하는 '민족통신' 사이트도 '정통부의 사이트차단은 민족반역 행위이다'라는 촌평을 통해 "말로는 자유민주주의라고 선전하면서 제 동족을 적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그것을 유린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한 뒤 "인터넷 사이트들까지 차단시키며 민족반역 행위에 가담하고 있는 세력이 누구인가를 또 한번 검증하게 되었고,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지난 시기에 들었던 투쟁의 깃발을 한층 더 추켜들어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되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50여개 정당 및 시만단체로 구성된 '6ㆍ15 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이하 통일연대)'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북한 관련 사이트 차단 조치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16일 오전에는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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