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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픽게임즈 전면전…법적분쟁에 여론전도 '격화'


애플, 앱스토어서 에픽게임즈 계정 차단 강수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앱스토어 수수료를 둘러싼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 갈등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에픽게임즈 간판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자사 앱스토어에서 퇴출한 애플은 최근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개발자 계정까지 차단했다.

애플의 이 같은 강수에도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연일 애플에 대한 비판 발언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도 제기했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에픽게임즈의 앱스토어 개발자 계정을 말소했다.

 [자료=에픽게임즈]
[자료=에픽게임즈]

앞서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제거한 바 있는데, 뒤이어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까지 폐쇄하면서 에픽게임즈의 다른 모든 앱들도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현재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즈가 만든 앱은 내려받을 수 없다. 에픽게임즈가 새로운 앱 등록도 불가능하다.

다만 에픽게임즈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 관련 앱스토어 계정은 삭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미국 법원에서 언리얼 엔진을 차단하지 말라고 애플에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양사의 갈등은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내 '에픽 다이렉트 페이'를 적용하면서 시작됐다. '에픽 다이렉트 페이'는 게임 내 자체 결제 수단으로, 이를 사용하면 포트나이트 내 유료 상품의 가격을 최대 2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앱스토어 결제를 하는 것보다 같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문제는 애플에서 게임 내 결제에 앱스토어 외의 플랫폼 활용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 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포트나이트는 구글 플레이에서도 삭제됐다.

이에 대해 에픽게임즈 측은 "앱스토어에서 애플이 승인한 수천 개의 앱에서는 다이렉트 페이가 허용되고 있다"며 "모든 개발사에게 모든 앱에서 다이렉트 페이가 허용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모든 앱에 대해 인앱 결제 수수료로 30%를 책정하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한 것은 이 같은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이 같은 시도가 자사 정책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초강수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에픽게임즈 역시 애플을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 애플 역시 가처분신청을 내고, 최근 법원에 낸 서류를 통해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부속 협약'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에 따르면 이 같은 부속 협약은 에픽게임즈만을 위한 특별 거래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에 한해 에픽게임즈에 직접 돈을 지불하도록 승인해 달라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직접 "모든 개발자와 소비자를 위해 규제를 풀어달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 주장이 달라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에픽게임즈와 애플간 갈등은 법정 밖 여론전 양상도 띠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애플의 수수료 정책을 비판하는 의미로 '프리 포트나이트(FreeFortnite)' 해시태그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 트위터 계정 등이 해당 캠페인에 동참했다.

팀 스위니 CEO도 트위터를 통해 연일 애플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시행하는 대규모 업데이트와 관련 독점 프리뷰 소개에 대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애플이 iOS와 맥에서 '프리 포트나이트'를 할 때까지 즐길 수 있는 언리얼 엔진 기반의 멋진 배틀로얄 게임"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포트나이트'의 경쟁 작품이지만 동시에 에픽게임즈의 고객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앱스토어 실패(fiasco)에 대한 매우 훌륭한 의견"이라며 미국 NBC에 기고된 칼럼 하나를 소개하기도 했다. 칼럼은 한때 IBM에 맞서 새로운 PC인 '맥'을 내놓으며 혁신을 주도했던 애플이 현재는 기존 거대 기업들과 다를 바 없는 독점적 행보를 보인다며 꼬집고 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사진=아이뉴스DB]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사진=아이뉴스DB]

에픽게임즈는 최근 자체 제작한 영상에서 애플을 '빅 브라더'로 묘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양사 전쟁에 참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 법원에 제출한 성명서에서 "언리얼 엔진이 iOS나 맥OS에서 지원되지 않을 경우 MS는 소비자에게 원활한 게임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며 "전 세계 게임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며 애플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MS의 지적처럼 애플의 에픽게임즈 제재는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모든 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대목.

미국 법원의 명령으로 일단 '언리얼 엔진' 개발자 계정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갈등이 다시 격화될 경우 애플이 해당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업계는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게임 중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넥슨 'V4',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개발 중),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A3: 스틸얼라이브',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개발 중)', '세븐나이츠2(개발 중)', 펍지 '배틀그라운드', 스마일게이트RPG '로스트아크', 위메이드 '미르4'(개발 중), 크래프톤 '엘리온'(개발 중) 등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됐거나 제작 중이다.

언리얼 엔진 자체가 앱스토어에서 퇴출될 경우 국내 게임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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