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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판매사들 "끝까지 가면 불리하다"…결국 '법리적 판단' 따라 라임펀드 100% 배상


금융당국 관계자도 "최근 사모펀드 사태 평판 우려, 민사소송시 유·불리 따졌을 것"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판매사들이 장고 끝에 투자원금 100%를 전액 배상하라는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였다. 금융사들이 손실액의 최고 41%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키코(KIKO, 외환파생상품) 분쟁조정안을 불수용한 것과 비교된다.

금융사들이 결국 법리적 판단에 따라 두 사건에 대한 판단이 갈리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불완전판매는 맞아도 소멸시효가 지난 키코 사태와 달리,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같은 사모펀드의 경우 향후 법적 공방에 돌입해도 뾰족한 수가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판매사 4곳 라임 무역펀드 100% 전액 배상 '수용'…소비자보호 차원 '선례' 남겨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우리은행·하나은행 4곳은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투자 원금 100%를 돌려주라는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판매 금액은 총 1천530억원이다. 금융사별로 ▲우리은행 650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이다.

지난달 금감원은 분쟁조정안을 통해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라며 100% 전액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판매사들은 수용 여부에 대해 한차례 기한을 연장했다가 이번에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였다.

이는 소비자보호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 전액 배상하라는 금감원의 판단도 사상 처음인데다, 판매사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선례를 남기게 됐다. 특히 금감원의 분쟁조정은 민사상 조정으로,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의 성격을 지닌다.

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 준비모임은 "끊임없이 문제제기하고 배상을 요구해왔던 만큼 분쟁조정안 수용을 적극 환영한다"며 "금융 분쟁 사상 첫 전액 배상이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키코 분쟁조정 사례와 대비된다. 금감원이 똑같이 분조위를 통해 내놓은 키코 사태 분쟁조정안은 금융사들이 여러 차례 결정을 미루더니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키코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6개 시중은행에게 손실을 본 4개 기업에 대해 최대 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배상금액은 6개 은행 모두 합쳐 총 255억원이었다.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이다.

6개 은행 중 우리은행 1곳만 조정안을 받아들였다. 신한·하나·대구·산업·씨티은행 등 나머지 5곳은 불수용했으며, 여기에는 이번에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인 하나은행도 포함돼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검찰 수사와 형사 재판 등 법적 절차가 진행중이지만 고객에게 신속한 투자자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분조위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키코 사태와 차이점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키코 때는 이미 법원에서 판결이 나왔다"면서 "이번에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법원 소송까지는 않았지만 일련의 사모펀드 환매 중지 사태, 금융소비자보호, 금융당국 등 여러가지 부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사회가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액 배상 수용 금감원 압박 때문?…"법리적 판단과 평판 등 고려한 것"

은행들이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키코의 분쟁조정안을 각각 수용 여부를 갈랐던 기준은 뭐였을까. 결국 각 금융사들의 법리적 판단상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분쟁조정은 이번에 조정에 불수용해 민사 소송으로 번지면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상 문제까지 얽혀있는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판매사가 부실을 알고도 숨기고 펀드를 계속 판매했다는 법적 근거가 확실하기 떄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판매사들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면서도 "판매사들도 어차피 이 사안에 대해 소송을 가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법률 자문 결과를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송으로 가는 데 따른 부담이나 회사의 평판이나 (소송으로 지연되는 기간 등에 따라서) 이자까지 줘야하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 같다"며 "법리상으로 판매사들이 계속 불수용할 명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키코의 분쟁조정안의 경우는 배상에 대한 소멸시효가 끝났던 것이 크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키코는 불완전 판매가 맞지만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관계자는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키코 사태는 소멸시효가 지나 소송으로 가기가 어렵다"며 "과거 키코 소송에서도 불완전판매가 인정은 됐지만 10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 다시 소송을 내도 각하 받을 것으로 보여 은행들도 굳이 (배상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더해서 금융당국의 압박도 한몫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키코 분쟁조정안을 은행들이 불수용하면서 이번에 라임 펀드에 대해서는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윤 원장은 지난 25일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이 이번 조정안을 수락해 고객·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조속히 조정 결정을 수락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되는 상생의 길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지난 11일 임원회의에서는 "금융사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나 경영실태평가 시에도 분조위 조정 결정 수락 등 소비자보호 노력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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