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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드리운 반도체 시장…하반기 '충격' 예고


D램 가격 9개월 만에 하락세 전환…"재고 증가로 '반도체 효과' 사라질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에 비대면 활동 증가 영향에 따라 특수를 누리던 반도체 업계가 최근 울상을 짓고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반도체 수요 확대를 이끌었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증설한 데다 '코로나19' 충격에 대비해 수요 이상의 재고를 비축해둬 수요가 빠르게 급감하고 있어서다.

24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2분기 동안 시설투자에 전분기 대비 10.2% 줄어든 53억9천만 달러를 썼다. 페이스북도 시설투자비용을 8.5% 줄였다. 1분기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서버 업체들이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들였지만, 재고가 쌓이면서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추가로 구입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에 반도체 가격은 최근 눈에 띄게 하락했다. 실제로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7월 D램 고정거래가격은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해 6월보다 5.44% 감소한 3.13달러를 기록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8일 낸 보고서에서 3분기 서버 출하량이 2분기에 비해 4.9% 감소하면서 D램 출하량과 가격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도 3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는 상반기에 D램 고정가격이 17.8% 상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D램 현물가는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노릇을 하는 반도체 시장 현물가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버 업체들의 구매 속도가 줄어들면서 D램이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가격 하락세는 올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전경련은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조선해양플랜트·디스플레이·전자정보통신 등 6개 산업의 하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 상반기 주력업종의 매출액은 '코로나19'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산업의 활약으로 전년 동기보다 0.3% 증가하며 선방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반도체의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하반기엔 '반도체 효과'마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덕분에 지난 2분기 동안 '깜짝 실적'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낮아졌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기록한 5조4천300억 원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3분기 영업이익도 35~42%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물량 확보를 위한 D램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이 반도체 산업의 다운사이클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며 "하반기 메모리 업황이 단기조정된 이후 내년 2분기 또는 3분기부터 다시 반도체 가격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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