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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성시대] 이커머스 힘싣는 오프라인 유통 공룡…생존 몸부림


자체몰 강화하고 주요 플랫폼 손잡고 '합종연횡'…"변해야 살아남는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이커머스의 압도적 성장세에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오프라인 공룡들은 각자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을 강화하거나 대형 플랫폼에 탑승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생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이 최소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수치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며 이커머스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표=산업통상자원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며 이커머스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표=산업통상자원부]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오롯이 '온라인'이 이끌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침체를 면하지 못했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지난 상반기 17.5%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반면 오프라인은 같은 기간 1.9% 성장한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태가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기존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은 자체몰을 확대하고 배송 역량을 확충하는 등 앞다퉈 '이커머스 전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자체몰을 강화하는 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7개 계열사의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론칭시켰다. 롯데온은 론칭 초기 잦은 오류가 발생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검색엔진 개선, 멤버십 통합 작업 등이 완료되며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자체몰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롯데온을 활용해 이들 계열사의 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를 이루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자체몰을 성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세계는 'SSG닷컴'과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통합시키고 오픈마켓 전환을 도모하는 등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자체 온라인 식품 전문관 '현대식품관 투홈'을 오픈하고 계열사 온라인몰 개편에 나서는 등 서비스 질 높이기에 한창이다.

롯데쇼핑은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은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다만 이같은 자체몰 강화 전략은 물류 역량이 담보되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의 가장 큰 경쟁력인 배송 속도를 위해서는 직매입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풀필먼트 센터가 구축돼야 한다.

하지만 쿠팡을 제외하면 이 같은 풀필먼트 센터에 대한 투자는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이 각지에 퍼져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을 풀필먼트 센터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이에 이들 기업은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들과의 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통해 운영하는 이마트몰을 11번가에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닷컴'도 지난해 8월 쿠팡에 입점해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주요 이커머스에 입점해 신선 상품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형태의 합종연횡은 지난 20일 론칭한 네이버의 '장보기' 서비스에서 정점을 찍은 모습이다. 네이버 장보기는 기존 '동네시장 장보기'를 리뉴얼한 서비스다. '동네시장 장보기'는 전통시장에서 파는 신선식품, 먹거리 등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2시간 내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네이버 장보기'에는 홈플러스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네이버 장보기'에는 홈플러스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출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는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GS프레시, 현대백화점 식품관 등 쟁쟁한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이 입점해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원하는 시간을 지정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배송시간 선택'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적과의 동침'은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지금의 협업은 단지 자체 풀필먼트 역량을 끌어올리기 이전에 실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시적 협력일 뿐, 결국 자생 역량을 갖춘 이후에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공룡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이커머스 시대를 대비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급성장하며 대응하기에 힘에 벅찬 상황에 처해 있다"며 "지금 이어지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들과의 협업은 이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협업 과정에서 이들의 강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플랫폼에 귀속되기 이전 자체 경쟁력을 갖춘 후 결국 독자적 행보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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