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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포스트 코로나는 협력보다는 대결의 시대


시진핑 중국 주석, 중대한 도전에는 보복으로 맞서는 ’밑바닥 사고‘ 촉구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중국은 일찌감치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승리를 선언한 후 자축연을 이어가고 있다. 승리자로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여러 나라에 의료 지원의 제공을 아끼지 않았다. 자국 경제도 점진적으로 다시 개방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 세계로부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코로나 팬데믹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지금, 원인 제공자로 여겨지는 중국을 향한 비난과 적대감은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심각한 정치적·외교적·경제적 시련에 직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면서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알자지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면서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알자지라]

중국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도전은 코로나19 발발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하는 신뢰의 문제이다. 중국 정부는 시작부터 지방 관리들과 의료전문가들이 일반인들과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코로나 확산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초기 우한에서의 늑장 대응은 코로나가 전 세계로 파급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강하게 받고 있다. 내부 고발자 리원량 박사의 죽음은 국내외적으로 분노를 증폭시켰다. 코로나 위기의 전 과정을 통해 중국의 정치적 탄압은 대중의 비난에 직면해 있다.

◇외교적 도전

두 번째 도전은 미중 관계가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적대적으로 발전하면서 가져올 외교적 어려움이다. 강경파인 중국 외무부 자오리지안 대변인에 의해 촉발된 미국 음모설로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자오리지안이 제기한 미국 음모설은 중국을 방문했던 미국 육군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산시켰다는 것인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 부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중국을 팬데믹의 원흉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는 중국의 ’투명한 노력‘을 칭찬하면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었다. 미국이 코로나의 중심지가 되면서 경기 침체 및 대규모 실업 문제를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한 희생양으로 중국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는 미국과 기타 전 세계에 중국 공포증을 심어주면서 미중 관계를 거의 동결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국가 이미지 문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난을 수습한 후에는 국가 이미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호주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지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계속 추진한다면, 중국은 호주와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호주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천명하면서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어 중국은 결함이 있는 중국산 개인보호장비 수출품에 대해 인도 정부가 제한을 가하자 격분했다. 또 광저우에서는 흑인 이주자들에 대한 잘못된 처우가 발생했는데, 지금까지 가까운 사이였던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의 충돌로 번졌다.

유럽에서 추진한 중국의 ’마스크 외교‘도 역풍을 불러왔는데, ’중국의 원조는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라는 경고음이 유럽에 울려 퍼졌다. 중국의 ’마스크 외교‘는 선의라기보다는 코로나 초기 대응에서 국제적으로 집중포화를 맞은 중국이 이미지 회복을 위한 중요한 홍보 전략으로 인식됐다. 그 같은 현상은 국제적으로뿐 만 아니라, 국내적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코로나 의약품 원조는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미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에 지원한 중국의 의약품을 홍보하는 포스터. [Foreigh Policy]
중국의 코로나 의약품 원조는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미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은 러시아에 지원한 중국의 의약품을 홍보하는 포스터. [Foreigh Policy]

중국은 세계의 다양한 국제기구, 각국 정부, 그리고 개인들로부터 재정적 보상을 요구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 내에서 중국의 그릇된 코로나 대처에 대한 몇몇 소송이 제기돼 있는데, 개인 및 주 정부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경제 파탄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것이다.

영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협회는 중국 정부의 태만으로 인해 G7이 적어도 4조 달러 상당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협회는 중국이 중요한 공중보건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보고할 의무가 국제법에 의해 강제된다고 주장했다.

호주, 인도, 이집트 등과 같은 국가들의 기관과 개인들은 향후 20년 동안 중국 국민총생산(GDP) 보다 많은 집단적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비록 중국 정부가 그러한 소송이 사실과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지만, 집단적 소송 사태는 중국이 처한 국제적 어려움을 배가시킬 것이다.

◇경제적 도전

중국은 세계 공급 체인의 비중국화를 위한 새로운 경향으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세계의 기업들은 코로나19에서 얻은 경험으로 인해 공급 체인을 중국에 덜 의존적으로 전환할 것이다. 미국에서 기업들은 가능한 한 공급 체인을 본국에서 가까운 곳으로 바꾸는 등 다양화 작업을 시작했다. 한편 유럽의 각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을 한데 묶고 있는 공급 체인의 다변화가 아직은 서투르지만, 코로나가 단일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재평가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공급 체인의 해체는 중국 경제를 황폐하게 만들 것인데, 중국 경제는 대량 생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세계가 경제 주권의 시대였던 1980년대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당시 경제 주권 시대에는 세계화가 한정적으로 이루어졌고, 각국은 국가 안보와 기초적 생활에 필수적인 생산은 스스로 해결했다.

이 모든 시련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대비를 위해 긴장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지속될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물질적·정신적 준비를 위해 ’밑바닥 사고‘(Bottom-line Thinking)를 촉구했다.

시 주석의 ’밑바닥 사고‘는 중국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열치열‘(以熱治熱)하면서 중대한 도전에는 보복으로 맞설 것이라는 내용을 암시하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세계는 협력보다는 전방위적인 충돌로 나타나는 ’뉴 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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