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주류 전락한 日·中맥주…빈잔은 美맥주·수제맥주가 꿰찼다


日 맥주, 국내시장서 퇴출 수순·美맥주, 올 상반기 中맥주 누르고 1위 등극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국내 맥주 시장에서 일본·중국 맥주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대신 그 빈자리는 미국 맥주가 꿰차고 있다. 수제맥주 역시 나홀로 성장하며 주류시장에 다크호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 20%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던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일본 맥주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 수입맥주 1위자리를 중국 맥주에 자리를 내주면서 일본 맥주는 인기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수입맥주 대장 자리를 물려받은 중국 맥주 역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였지만 또 다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위에서 올해 상반기 4위로 주저 앉았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는 13년만에 미국 맥주가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오비맥주의 대주주인 AB인베브가 버드와이저 캔 제품을 미국에서 들여오기 시작한 것도 수입맥주 시장에 변수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CU 수제맥주 [BGF리테일]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맥주 수입액은 약 1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맥주는 2천만달러로 18%가량 유입됐다. 미국 맥주가 1위에 오른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일본 맥주가 편의점 판매량 상위권을 늘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았는데 지난해 반일 감정으로 인해 소비가 급감하면서 전체 맥주 수입량이 줄어들고 수입 맥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맥주의 빈 자리에 승승장구하던 중국 맥주 역시 혹독한 시련을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맥주 소비자들의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 사이 국내에서 수제맥주가 주류로 떠 올랐다.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최근 4~5년간 매년 20~30%씩 성장하는 추세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홈술족이 크게 증가한 영향을 받아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제 맥주가 이처럼 대세가 된 이유 중 하나는 과세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입 맥주가 세금을 적게 낸다는 비판을 반영해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맥주·막걸리 세율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경했다.

수제 맥주의 경우 소규모 제조 방식으로 인해 맥주 원가가 상대적으로 비싸 종가세 체계에서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했지만 개편된 종량세 체제 아래서는 과세 부담이 적어졌다.

또 주세법 개정으로 편의점에서 일반화된 4캔 묶음 1만원 할인 행사에 수제맥주가 동참할 수 있게 된 점도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데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류 업계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수제맥주에 관한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수제 맥주의 맛과 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와 최근 홈술 트렌드 확산에 따라 수제맥주 시장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오는 2024년에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3천억 원 규모로 성장해 전체 맥주시장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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