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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HDC 재실사 요구 거부…아시아나 결국 '노딜'로 가나


이동걸 "모든 책임은 HDC에 있다"…계약금 두고 소송전 불가피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공식적으로 거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결국 '노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른 계약금 반환 소송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는 없는 결단의 시점이 오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거래 종결 시점에 맞춰 결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같은 입장은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산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12주 동안의 재실사를 요구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노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노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그러나 HDC가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한 것은 사실상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HDC의 인수의지가 약해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회장은 "이미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상황의 변화가 있다면 그것과 관련된 점검만 하면 되는데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통상적인 M&A 절차에서 전래 없을 정도로 과도하다"고 밝혔다.

산은이 재실사 수용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HDC현산도 최종 결론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 됐다. 산은과 금호산업은 HDC현산 측에 12일부터 인수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고 통보한 상태다.

다만 산은은 HDC현산이 인수를 전제로 한다면 인수 후 코로나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재실사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나 인수가 동반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3천228억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또한 2조1천7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하기로 했다. 총 2조5천억원 규모의 '빅딜'로 계약금만 2천5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이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HDC현산은 그동안 인수 지연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잘못을 주장해왔다. 이미 대형 로펌을 선정하고 계약금 반환을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계약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항공 영업 환경의 급변 및 실적 악화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라면서 "2008년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는 계약해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 이행 보증금 반환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도 "금호와 산은 측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계약의 무산은 현산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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