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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거기서 왜 나와"…우리동네 케이블TV '소통법'


지역민과 함께하는 야구중계 등 지역 구심점 역할 '톡톡'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회의원이 야구중계 캐스터로 나선다.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것 외에도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문자로 받고 답해준다. 지역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 해결방안은 없는지 함께 노력한다. 캐스터가 쉬는 시간 식당에 들러 경기를 시청하는 주민들과 함께 응원하는 모습도 생중계된다. 중간중간 소상공인들의 광고가 흐르고, 이 모든 모습은 수어통역사가 전달해 해준다.

조승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CMB 야구 중계 일일 캐스터로 함께 한 모습 [사진=CMB]
조승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CMB 야구 중계 일일 캐스터로 함께 한 모습 [사진=CMB]

이는 IPTV로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상황 속 국회와 정부, 기업이 방송의 지역성 확보 등 주요 공적 책무를 어떻게 이행할 지 해법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수합병(M&A)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케이블TV 등 방송의 지역성 유지는 중요한 사안. 그간 지역민과 꾸준히 소통하며 쌓아온 케이블TV의 노하우를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을 비롯한 딜라이브, CMB 등 주요 케이블TV에 대한 M&A가 이어지면서 지방분권화 시대 지역 채널로 한 축을 담당했던 케이블TV 역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유료방송 시장 재편을 맞아 케이블TV의 지역성 유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M&A 심사에도 주요 평가기준이 되고 있다. 방송의 지역성은 정부 주요 정책방안의 하나로 M&A 등 시장 재편에도 지켜야할 핵심 가치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재난 상황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치뤄진 21대 국회의원 선거 등 각 지역에서의 방송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실제로 케이블TV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및 피해 최소를 위한 방역 등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각 권역별로 맞춤형 재난상황을 빠르게 전달하는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비대면 상황에서 치뤄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문가 섭외부터 이동식 중계장치, 개표현장 중계 시스템 투자에 나서는 등 지역 유권자들의 정보 갈증을 풀어주는 채널로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CMB 프로야구 편애중계는 다양한 지역 인사들이 참여해 지역민들과 문자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진=CMB]
CMB 프로야구 편애중계는 다양한 지역 인사들이 참여해 지역민들과 문자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진=CMB]

◆CMB의 지역민 편애 야구중계 '눈길'

CMB 야구중계는 케이블TV의 지역성 구현의 대표 사례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에서도 CMB를 야구중계를 주로 담당하는 방송사로 인식할 정도로 오랜기간 중계 채널로서 역할을 맡아온 것.최근 앞다퉈 내놓는 '편애중계'도 CMB가 거의 시초라 볼 수 있다.

CMB는 주요 권역인 대전과 광주와 밀접한 한화 이글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야구 중계를 송출한다. 이 중 한화 이글스의 편애중계는 10년 이상 동안 이어지고 있다. 박종훈 캐스터와 이중화 해설위원, 김종덕 캐스터, 이효봉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아 지역내 인기가 상당하다.

단순히 중계만 하는 게 아니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 등 다양한 인사들과 함께한다. 가령 관련 지역의 국회의원이 일일 캐스터로 참여하고, 지역업무를 관할하는 기관 등 담당자에 대한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각종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해왔다.

매 경기 진행되는 시청자와 실시간 문자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매 경기 1만건 이상의 문자가 쏟아지고, 많게는 3만건의 문자가 집중돼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중계방송 중에 문자 반영이 어려워 시청자 사이에서는 이를 '문자고시'라 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청각장애인도 야구중계를 즐길 수 있도록 시즌 전 경기에 수어통역사도 배치했다.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위해 광고도 집행한다.

정재은 CMB 보도제작팀장은 "대형 프렌차이즈가 아니라면 동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문자로도 홍보에 참여할 수 있다"며,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취지를 이해한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의 문자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가족이 함께 참여 하거나, 3대가 같이 시청하면서 문자와 사진을 띄우면서 방송을 즐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야구 중계권은 비용도 만만치 않다. 중계권 협상이 어려워 CMB 내부에서도 한때 포기 얘기가 나왔을 정도. 이를 전해 들은 지역민들이 서로 후원을 약속하고, 결국 중계권 판매 업자와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 방송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축구 중계도 비슷한 상황. 원정지까지 찾아가 일반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지역 축구 중계를 빠짐없이 해주는 CMB에 서포터즈에서 감사의 현수막을 걸어 주기도 했다고 한다.

이 외 코로나 뉴스특보, 코로나19 감염예방 캠페인, 광고운행 매출의 50% 금액을 광고주에게 현금 반환, 광고대행료 20~30% 보전, 헌혈 동참 및 연탄 나눔과 김장봉사, 무료급식소 배식 봉사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CMB 관계자는 "지역방송사로서 동네의 일들을 전해주는 공적 역할 이행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LG헬로비전의 지역형 예능교양 콘텐츠 '낭만읍 고향리'의 한 장면 [사진=LG헬로비전]
LG헬로비전의 지역형 예능교양 콘텐츠 '낭만읍 고향리'의 한 장면 [사진=LG헬로비전]

◆ 지역 밀착 프로그램·소상공인 상생 모색도

LG유플러스에 인수된 LG헬로비전 역시 지역 채널로서의 역할에도 신경쓰고 있다. 제2 개국을 기점으로 지역성을 한층 더 강화해 소식 전달 및 이색문화와 즐길거리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지역형 예능교양 콘텐츠로 '낭만읍 고향리', '셰프의 팔도밥상', '지금은 로컬시대', '아이돌 픽크닉', '명물인생' 등을 편성하는 한편, 지역 밀착형 시사보도 프로그램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전국 24개 권역 7개 미디어국에서 일평균 100건 내외의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

지역경제와 문화행사 지원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개막 특별 생방송을 편성해 부산과 대구에서 열린 행사 현장을 이원생중계했다. 각 지역 미디어국을 거점으로 4가지 언택트 지역 문화행사를 지역채널로 송출하기도 했다. 2020 온라인 강릉단오제, 안동 코로나19 극복 콘서트, 전남 6.25 70주년 호국보훈 콘서트, 의정부 랜선 콘서트 등이 대표적이다.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지난 3월 광고 제작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2개월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타깃형 TV광고 비용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지역확산 방지와 지난해 고상 산불 재난방송, 올해 4.15 총선에서도 지역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딜라이브의 '도시, 반하다' [사진=딜라이브]
딜라이브의 '도시, 반하다' [사진=딜라이브]

딜라이브 역시 지역민을 위한 신규 프로그램을 지난 6월말부터 대거 편성했다. 특히 비대면 시대에 맞춤 방송으로 눈길을 끈다.

딜라이브의 대표 지역노래경연프로그램인 '청춘노래자랑'은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청춘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전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꿈꾸는 TV 동화 톡톡'을 신규 편성했다.

멀리 떠나지 못하는 지역민들을 위해서는 '도시, 반하다'를 통해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여러 지역의 모습을 담았다. 비슷한 취지로 '로드다큐 동네방네엔'은 배우 이계인이 내레이션을 맡아 우리 동네 이웃들의 삶을 소개해주고 있다.

이같은 지역성 구현에는 규모가 작은 개별 SO도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서부경남 6개 시,군의 소식을 전해주는 서경방송이 꼽힌다. 모든 서비스를 위탁이 아닌 직접 운영, 관리하고 있어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서경방송은 설립 전부터 삼광문화연구재단을 세우고 30년 가까이 장학사업과 축제 및 문화단체 지원, 문화 연구소 지원을 통한 교재 발간과 지역화 교육 사업 등 공익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30여명의 자체 제작인력과 10여명의 인력으로 프로덕션도 운영 중이다. 지역뉴스는 1일 3회 생방송으로 진행 중이다. 지자체 행정뉴스와 교육기관, 대학교의 교육 뉴스도 제작해 편성하고 있다. 매월 1회 이상 TV 토론회를 개최해 시민 공론의 장도 만들고 있다.

지역민이 안방에서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각종 축제 현장을 직, 간접을 촬영하거나 생중계해오고 있다. 특화된 중계 프로그램은 연간 130여회 이상이다.

서경방송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의회네트워크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그것들에 의한 성과들이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자체 연계 사업들을 증대시켜 더 많은 활동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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