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하반기 경영 키워드는 '언택트'…금융지주 CEO들 앞다퉈 포스트 코로나 위기 강조


저금리에 수익성 빨간불…디지털 전환 통해 비용 감축 안간힘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이 일제히 '위기'를 강조했다. 느닷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만큼, 경영전략을 재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CEO들이 제시한 해법은 '언택트'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 KB금융회장은 각각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2020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 참석해 "코로나로 인한 세상의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제시한 우리금융의 하반기 대응전략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 ▲고객중심 경영 강화 ▲디지털 혁신 ▲경영효율화 ▲그룹 확장이다.

그는 특히 "고객은 물론 기업이나 직원들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라며 코로나로 인해 예상되는 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도 매우 중요하지만, 언택트와 같은 세상의 변화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에서 촉발된 '비대면 트렌드 가속화'에 주목했다.

KB금융도 지난 10일 '2020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e-워크숍'을 열고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중장기 경영전략 중 '핵심 경쟁력·언택트·Beyond Core·지속가능경영·New Way of Working' 등의 주제와 관련해 경영진들이 구체적인 방법론을 발표하는 토론 시간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워크숍에서 "코로나로 가속화되고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에 대해 집단지성을 모아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자"라고 주문했다.

지방금융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했다. BNK금융은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비해 하반기에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비대면 영업 활성화 등 코로나19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그룹차원의 발전 전략을 수립했다.

김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는 앞으로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뉴노멀이다"라며 "그룹도 중장기적으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부·울·경 지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원만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BNK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오는 27일부터 3일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의에선 상반기 신한금융의 성과를 분석하고, 하반기 추진할 중점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논의 주제는 ▲그룹의 기초체력 ▲회복 탄력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그룹의 디지털 전환 등이다.

하나금융도 이달 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논의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하반기 공통으로 CEO들이 강조한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이다. 연초에도 각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금융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선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연초까지만 해도 비대면 전환을 위해 금융지주사가 필사의 노력을 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비대면 환경이 '뉴노멀'으로 자리 잡은 지금, 언택트 트렌드에 맞추지 않으면 급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업계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했다. 손태승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총괄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총괄' 조직을 구성해, 디지털 트렌드에 대응하는 '현장주도 혁신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신한금융도 지난달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맞춰 그룹의 주요 디지털사업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디지로그 위원회'를 신설했다. 조용병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디지털 전환은 저금리 기조 아래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한국은행의 빅컷으로 올 2분기 순이자마진이 4~5bp 가량 떨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개 금융지주사(신한,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익은 전년동기대비 1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이 4~5bp 하락,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한 대손비용 선반영으로 일부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은 지난 몇 년 간 계속해서 강조된 내용인데,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거래 트랜드가 바뀌면서 비대면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고"라며 "특히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만큼,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떨어진 요즘, 내부적으로도 비용 감축의 일환으로 많이 강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하반기 경영 키워드는 '언택트'…금융지주 CEO들 앞다퉈 포스트 코로나 위기 강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