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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빠진 신동빈, 롯데 사장단 회의서 어떤 메시지 내놓나


전 계열사 2분기도 실적 부진 예고…하반기 '코로나' 대응책 마련 고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올 상반기 동안 큰 타격을 입은 롯데그룹이 사상 첫 화상 회의 시스템을 통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초부터 "과거 롯데는 버려라"라며 임원들을 향해 강도 높은 변화를 주문했던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 마련과 함께 계열사별 '혁신'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롯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14일 오전 시부터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를 연다.

롯데 사장단 회의는 그 동안 상·하반기에 각 비즈니스 유닛(BU)별로 수 일에 걸쳐 진행됐으나,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하루만 실시키로 했다. 또 장소 역시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소공동 롯데빌딩,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 등 3곳에 나눠서 모인 후 화상으로 연결하는 일종의 '3원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다. 참여 인원은 90여 명 정도다.

 [사진=롯데지주]
[사진=롯데지주]

이 같은 방식은 지난 5월 국내 경영 복귀 직후 '근무 혁신'을 주문했던 신 회장의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당시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며 효율성 중심의 근무 혁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대기업 최초로 주 1회 재택근무를 의무화했으며,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임직원 복장 자율제도 도입한 상태다.

또 신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디지털 전환, 미래 사업 준비,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의 일환으로 신 회장은 지난달 롯데칠성음료 공장에 방문해 "디지털 전환(DT)이 더욱 가속화되고, 그 범위도 확대될 것"이라며 코로나에 따른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

더불어 신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적잖은 타격을 입은 각 계열사들을 향해 향후 대비책 마련에 대한 주문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롯데의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유통 사업은 올해 1분기에 백화점 실적이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6% 감소한 521억 원에 그쳤고, 매출은 8.3% 줄어든 4조767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2분기에는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 여파로 매출 감소폭이 큰 데다 마케팅 비용 출혈 등으로 실적 방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 상태다.

화학 사업인 롯데케미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손실이 860억 원으로 2012년 2분기 이후 31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3조2천7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시장에선 2분기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드는 등 실적 부진을 겪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호텔 사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인 면세·호텔부문이 모두 타격을 입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1조874억 원에 머물렀고, 영업손실은 79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도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이 '개점 휴업'인 데다 호텔 객실 점유율도 현저히 낮아 실적 타격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이 2015년 8월부터 추진해왔던 호텔롯데 상장 작업은 기약없이 미뤄지게 됐다.

여기에 음료업계를 이끌던 롯데칠성음료도 '코로나19'에 직격타를 입었다. 이곳의 1분기 매출은 11.7% 줄어든 5천73억 원, 영업이익은 67.7% 급감한 62억 원에 그쳤다. 또 증권가에선 2분기에도 롯데칠성음료가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놔 암울한 상태다.

이 같은 실적 악화로 전 사업 부문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신 회장은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각 계열사 사장들을 향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힘써줄 것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화상으로 열린 비상경영회의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이번 위기만 잘 넘기자는 식의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며 "향후 예상되는 트렌드 변화와 우리 사업의 성장성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예상한 것보다 상황이 더 악화된 탓에 롯데가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밀집도를 최소화 하기 위해 각 장소에서도 인원을 나눠 배치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전 계열사가 현재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인 만큼 이번 사장단 회의에선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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