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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등급 사라진 국내 채권시장 A등급이 위험하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내놔...'허리등급' 없어져 되레 A등급 약화 부작용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채권시장의 허리인 BBB등급이 국내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되레 바로 위의 등급인 A등급 채권이 환경급변 영향에 쉽게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BBB등급 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나이스신용평가 최우석 평가정책본부 본부장은 '소멸에 이른 BBB등급과 벼랑 끝에 선 A등급 한국 채권시장의 위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투자등급에서) BBB등급이 사라지니 A등급이 위협받고 있다"며 "BBB등급이 활성화돼야 A등급 이상 우량채권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지만 BB등급 이하의 하이일드(high yield) 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BB등급 시장이 소멸되다시피 하면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 많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BBB등급이 사라지면 A등급도 약화될 수 있고 BB 이하 등급은 존재하기 어려워진다" 며 "부작용을 줄이고 채권시장 정상화, 기업자금조달 활성화, 경제체력 강화를 위해 소멸에 이른 BBB등급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채권시장의 등급별 비중 추이  [나이스신용평가 ]
국내 채권시장의 등급별 비중 추이 [나이스신용평가 ]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BBB등급은 글로벌 채권시장의 약 35%, 미국 채권시장의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같은 기준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BBB등급은 채권시장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등급간 금리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BBB등급 금리는 2007년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A등급 금리의 1배 초반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3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등급간 금리차이가 과거 2~3%포인트 수준에서 확대돼 요즘에는 저금리에도 4%포인트이상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과거에 BBB등급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위험을 가진 것으로 인지되면서 금리가 높은 수준에 유지됐기 때문이다. 최 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BBB기업 수는 감소했으며, A기업 수는 증가했다. 이는 기업의 실적이 양극화되며 다수의 BBB등급 기업이 A등급으로 상향된 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BBB등급 기업 일부의 부도 이후 기관투자자들인 연기금과 증권사가 내부지침 등을 통해 BBB등급 이하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기 시작한 것도 그 원인일 수 있다. 이후 연기금과 증권사들은 강화된 내부지침 등에 따라 BBB투자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높은 금리가 지속되자 BBB등급 기업이 발행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투자심리도 악화돼 A등급과 벌어진 금리차이가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최근 BBB등급 기업 수는 20~30개에 불과하다는 전언이다.

최 본부장은 "BBB등급이 사라지니 바로 위 A등급 채권이 환경급변 영향에 바로 노출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등급별 스프레드(spread)가 급격히 확대된 이후 정부정책으로 AA등급까지는 정상화됐지만 A등급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며 "완충해 줄 BBB등급이 없으니 A등급이 기피되고 있고, 금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발행도 부진하다. 이러다간 A등급 시장도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시장에서 BBB등급이 사라지면서 국내에서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금은 갈 곳을 잃었다. 특히 BBB등급 기업 입장에서도 국내전체 기업 중에서는 상당히 우수한 신용도를 갖고 있는데 채권을 발행하려 해도 투자자가 없고 금리도 높다. 결국 은행을 통해 담보대출, 신용대출을 받거나 보증기금 등 정책적 지원을 활용한다. 실제로 A등급 이상 기업은 차입보다 채권금리가 더 낮은 경우가 많지만 BBB등급 이하 기업은 차입보다 채권금리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이에 최 본부장은 BBB등급의 채권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BBB등급 시장이 소멸에 이른 원인은 더 다양하고 복잡할 수 있다"면서도 "소멸의 이유가 무엇이든 직접금융시장은 간접금융시장과 다른 기능과 효율성을 가진 시장으로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장이다. 직접금융시장의 주축인 채권시장의 존속을 위해서는 BBB등급을 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많은 수의 기업들이 BBB등급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가 위험선호와 기대수익에 맞게 자유롭게 투자하면서 금리가 적정수준을 찾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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