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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대출 수요 줄었지만…경기 불확실성에 연체율 리스크 여전


6월 들어 은행 대기업 대출 감소세 전환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상반기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대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책으로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은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소상공인 매출 부진 완화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이 둔화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71조7천83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4.9% 줄어든 수치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올해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은행 대출은 상반기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월 말 63조4천억원 수준이었던 4대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3월 말 70조8천억원으로 오르더니, 4월 말엔 75조6천195억원까지 치솟았다. 채권시장에서 대기업들의 현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은행 대출이 늘어난 것이다.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들어 큰 폭으로 줄었다. 보통 대기업들은 반기보고서 작성에 앞서 여신을 줄이고 수신을 늘리는데, 이 같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정부의 채권시장안정화펀드로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은 게 주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0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3조4천억원 줄었는데 이는 2018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월과 5월에 증가세를 보인 대출이 6월 들어 폭이 축소됐다"라며 "부채 관리를 위한 자금 일시 상환 등 계절적 요인에 더해 회사채 발행 시장 여건이 개선돼 은행에 집중됐던 수요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중 중소기업 대출은 5월 대비 4조9천억원 늘었는데, 전월 증가폭이 13조3천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폭 둔화됐다. 4대 은행으로 좁혀 봐도 5월 5조7천133억에서 지난 달 3조5천227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은행의 초저금리 정책금융 취급이 줄어들고, 지난 달 들어 소상공인 매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대출 수요는 줄고 있지만, 은행은 연체율 걱정을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하반기 경제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내다보는데,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급등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 6월 업황 BSI와 다음달 업황전망 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p) 상승한 51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100에는 한참 모자르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 경기를 수치화한 것인데, 100보다 낮으면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 예상하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더블딥, 미중 무역분쟁 등의 이슈가 산적한 만큼, 하반기 기업경기를 낙관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라며 "중소기업의 기초체력이 약한 점을 고려하면, 좋지 않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갔을 때 대기업보다 대출 연체율이 더 높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은행들은 항공, 여행 등 연체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올해는 여신 건정성 악화를 상수로 두고 있다"라며 "연초에 각 산업군에 대한 대출 한도를 정하는데, 최근 항공과 여행업에 대한 등급을 재조정해 해당 업권에 대한 여신이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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