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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홈페이지에 해외여행 계획 꼼꼼하게 써낸 은성수 금융위원장…"금융보안, 모두의 노력 필요"


금융사 최고경영자 조찬 세미나서 자신의 경험담 소개하며 금융보안 중요성 강조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디지털 금융 보안의 중요성을 항공기에 빗대어 강조했다. 보안검색을 강화할수록 비행기에 대한 승객의 신뢰가 굳건해지는 만큼, 금융보안 환경도 견고할수록 고객이 믿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은 위원장은 '혁신·보안의 균형발전 계획'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그는 "최근 들어 기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간편비밀번호·생체정보 등 새로운 인증수단으로 이용자의 편의성은 더욱 높아졌다"라며 "이러한 디지털 금융혁신이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인 경로로 개인정보를 취득, 이를 도용해 발생하는 부정결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늘어나고, 보이스피싱은 피해자 개인뿐아니라 그 가족까지 파괴하는 만큼, 디지털 금융은 국민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범죄 세력들은 혁신과 편리성의 이면에서 호시탐탐 공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비금융 부문의 보안 리스크가 금융 부문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IT부문 아웃소싱이 확대되고 전자상거래·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빅테크가 금융산업에 진출함에 따라 이러한 리스크는 심화될 것"이라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금융권에서 활용하게 됨에 따라 사이버 공격의 범위도 확대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은 위원장은 "해킹에 의한 고객정보 유출 등 금융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국민의 재산상 피해는 물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며 "국민의 재산과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디지털 금융혁신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금융혁신과 보안의 균형발전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추진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 ▲금융분야 인증·신원화긴 제도 혁신 ▲망분리 등 보안규제 현안과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균형 전략 등을 중장기 과제로 삼고 풀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은 위원장은 "'혁신의 왼발과 보안의 오른발이 같은 보폭으로 나간다'는 디지털 균형 발전전략에 따라 과제를 제시했다"라며 "금융보안과 정보보호의 탄탄한 기반 하에 '지속가능한 디지털 금융혁신'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은 위원장은 금융보안의 중요성을 항공기에 빗대 강조했다. 보안이 강화될수록 승객들이 마음 놓고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여년전 9·11 테러 이후 전세계적으로 항공 보안검색이 강화됐고 대기시간도 늘어나 개별 승객들의 불편이 증가한 사실을 기억하실 것이다"라며 "그러나 그로 인해 우리는 보다 안심하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위기에 직면했던 항공산업도 안정화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금융도 마찬가지인데, 같은 기술적 조건이라면 편리성과 안전성은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고 위험 요인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라며 "혁신을 추구하는 그 어떤 기업도 이용자의 신뢰 없이는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용자의 협조도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예전에 미국 워싱턴 북쪽에서 카드를 결제하려고 했는데, 정지가 돼 사용할 수 없었던 적이 있다"라며 "알고보니 평소 거주지인 워싱턴에서 벗어난 곳에서 승인 요청이 나오니, 이상해서 정지시켰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당시 카드사는 은 위원장에게 앞으로도 불편을 겪고 싶지 않으면, 여행을 할 때마다 계획을 카드사 홈페이지에 올려달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그 이후 별 수 없이 여행할 때마다 홈페이지에 계획을 써냈다"라며 "이 말씀을 드리는 취지는 금융 보안을 위해선 회사와 고객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안을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나의 작은 불편이 우리 공동체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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