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소액결제는 가맹점 수수료 면제 법안 발의…카드사들 "피말라 죽겠다" 속앓이

수익성 악화 법안 잇따라 발의…이자제한법 개정안도 카드론 수익 줄어 타격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21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카드업계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1만원 이하 소액결제에 대해선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업계의 수익성에 위협이 되는 법안이 속속 발의돼서다. 업계는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상황에서,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소비자들이 받는 혜택까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30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최근 구자근 미래통합당 의원 등 11인은 소액 카드결제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해당 법안은 1만원 이하 소액 카드결제의 경우 영세한 중소신용카드가맹점의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하고, 전통시장의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해선 매출액과 관계없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최근 들어 편의점, 슈퍼마켓 등의 가맹점에서 1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니, 이러한 결제 건에 대해서 수수료를 면제해주면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입법 취지다.

취지는 좋지만, 이미 영세 가맹점은 사실상 수수료를 면제받고 있다.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은 연 매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현행 수수료 체계를 보면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연매출 3억~5억원 가맹점은 ▲신용 1.3% ▲체크 1.0%, 5억~10억원은 ▲신용 1.4% ▲체크 1.1%다.

여기에 연 매출이 10억 이하인 개인사업자의 경우 전체 신용카드 매출액의 1.3%를 신용카드 매출세액공제로 연말에 되돌려 받는다. 일부는 면제를 넘어 더 되돌려 받기도 한다.

업계는 이미 입법 취지가 달성된 상황에서 이러한 법안까지 통과된다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 우려한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이미 카드업계는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8개 국내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드사들은 주력 분야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법안까지 통과되면 수익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며 "수익성 악화가 더 심화될 경우, 결국 부가서비스 축소로까지 이어질 텐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불이익이다"라고 밝혔다.

업계의 반응은 엄살이 아니다. 여신금융연구소가 매월 집계하는 월별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전체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의 평균승인금액은 지난 1월 4만1천530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5월엔 3만9천743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승인 건수는 17억9천만건에서 19억6천만건으로 증가했다.

언택트 소비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가 일부 영향을 줬겠지만, 결제 금액이 줄어들고 있는 '소액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소액결제라 하더라도 이에 대한 수수료까지 면제될 경우 수익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도 영세가맹점은 신용카드 매출에 대해 소득공제 방식으로 환급을 받는데, 업종에 따라 더 돌려받는 경우도 있다"라며 "영세가맹점에 수수료를 0.8%를 적용해주는 것도 카드사입자에선 역마진을 보고 있는데, 이 법안까지 통과된다면 카드사로선 차라리 소액결제를 안 받는 게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액결제 수수료 면제 법안 말고도, 신경이 쓰이는 법안은 하나 더 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자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해당 법안의 줄기는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낮추고, 당사자 간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이자총액이 대출금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업계와 저축은행업계가 주된 당사자지만 카드사도 카드론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일정 부분 연관이 있다. 상한 금리가 내려가면 카드론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금리 대출 시장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 보통 대출 금리는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라 정해진다. 최고 금리가 20%로 내려갈 경우, 그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는 더 이상 제도권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금융권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비금융 신용평가'가 상용화 된 이후가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전체적으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카드사도 크진 않지만 그에 대한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이다"라며 "대출을 못받는 사람들은 사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한 비금융 CB 등이 활성화가 된 이후에 시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서상혁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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