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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생존전략 '오월동주'…적과의 동침 불사


리스크 분담하고 시너지 효과…업황 둔화 속 체질개선 '잰걸음'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롯데케미칼이 업황 둔화 속에서 국내 경쟁사들과 손을 잡는가 하면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사업 업황이 다운사이클로 진입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동시에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적과 동침도 불사하는 '오월동주(吳越同舟·어려운 상황에 맞서 적과 손잡는다)'도 망설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경쟁사인 GS에너지와 협력해 C4유분 및 BPA 시장 공략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2월 GS에너지와 51:49로 합작해 롯데GS화학을 설립했다. 양사가 화학부문에 합작에 나선 것은 초유의 일이다보니 국내외 업계가 시장 판도 변화에 긴장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임병연 대표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임병연 대표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최근 롯데GS화학에 C4유분 공장 설계, 건설 생산품의 직간접적 사용, 저장 및 판매 권리 등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GS화학은 총 8천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2년까지 C4유분 21만t(톤) 생산설비를, 2023년까지 BPA 20만t 생산설비를 완공한다.

롯데케미칼은 폴리카보네이트 생산 원료인 BPA를 합작사로부터 공급받아 PC 제품의 가격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기존 C4 유분 제품 사업도 확장할 수 있다. C4유분은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및 인조대리석 원료인 뷰틸알코올(TBA)를 생산할 수 있다. BPA는 폴리카보네이트 원료로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또 경쟁사 한화종합화학과도 손을 맞잡았다.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설비를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로 전환하고 PTA를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7월부터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연간 45만톤 규모의 PTA 제품을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7월부터 울산공장 내 연산 60만톤 규모의 PTA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 전환을 통해 PIA를 생산해 사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운휴 중이던 울산공장 2호 PTA 생산설비를 재가동해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3월 1천600억원을 투자해 쇼와덴코 지분 4.46%를 매수했다. 쇼와덴코는 1939년 설립돼 시가총액 3조8천억원 규모의 중견 화학업체다. 이를 시작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닛케이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일본에서 화학 분야 인수·합병도 검토하고 있다"며 "히타치케미컬 매각 입찰에 참가했지만 고액이어서 결국 얻지 못했다. 다른 유력한 기술을 가진 회사도 많기 때문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월 전문 소재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롯데케미칼은 의료용 기구 및 자동차 헤드램프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PC) 세계 3위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이 어려워지고 관련 산업은 대외변수에 취약하다보니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인수합병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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