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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취임 2돌] 코로나19에 잇단 사고까지…위기 속 '혁신' 강조


'안전경영' 강력한 의지…코로나19 속 미래 포착도 주창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 LG화학 공장을 직접 방문해 LG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전날 LG화학 서산공장에서 불이 나 촉매포장실에서 작업 중이던 직원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다음날 바로 현장을 방문해 안전환경 구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 회장이 올해 두 번째 현장 방문을 다른 곳이 아닌 사고 현장으로 정한 것은 그만큼 그가 안전환경 조성을 최우선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재계는 바라본다. '안전경영'을 화두로 끌어올린 것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출처=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출처=LG]

구 회장은 이와 함께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안전경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며 안전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29일 취임 2주년을 맞는 구 회장이 처한 상황은 간단치 않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와 가뜩이나 외부 경영 환경이 최악인데, 인명피해로 이어진 사고도 잇따라 터지면서 내부 체계마저 삐걱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와 외부 가릴 것 없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코로나19로 LG그룹 곳곳에 사업적 리스크가 발생했다. LG전자의 경우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점이 늦어졌다.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19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공장 가동도 간헐적으로 중단하면서 VS사업본부도 매출 타격을 면치 못했다.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 사업도 소비 위축과 현지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실적을 받아들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이 코로나19 여파로 늦어졌다. 상반기 가동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핵심 인력들의 파견 등이 지연되면서 일정이 하반기로 미뤄졌다.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TV시장 침체로 패널 양산 속도를 조절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분기 실적 적자인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 시점도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LG화학에서 발생한 잇따른 사고는 설상가상이었다. 지난달 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 인근의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약 1천명이 부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스티렌은 화학제품 원료로 인체에 노출되면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는 유독성 물질이다. 같은 달 19일에 서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에서도 사망자가 1명 발생하며 LG화학이 곤경에 처했다.

잇따르는 위기 속 구 회장이 직접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과했다. 계속해서 일어나는 내·외부 변수를 LG그룹 전체에 걸친 철저한 '안전경영'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는 LG화학이 사고 1주일 후에 발표한 '환경안전 강화대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LG화학은 이달 말까지 전세계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고위험 공정·설비에 대해 우선적으로 긴급 진단에 착수했고, 여기서 나온 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를 취하고 단기 조치가 어려울 경우 가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또 사내·외 환경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구성해 정밀 진단을 실시하고, CEO 주도로 글로벌 톱 수준의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하겠다"며 안전경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 회장은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대처하며 미래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지난 3월 열린 (주)LG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기에 LG는 슬기롭게 대처하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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