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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신격호 유언장, 20년만에 봉인해제…롯데 '형제의 난' 종식


"내 후계자는 신동빈"…2015년 신동주 전 부회장 주장 거짓 탄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 2015년부터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롯데그룹이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적힌 '후계자 신동빈' 기록 하나로 모든 갈등이 종식됐다. 신 명예회장이 생전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에서 이 같은 기록이 발견되면서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지부진한 싸움에 대한 명분도 사라지게 됐다.

2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가 직접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이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이 유언장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이 외 지역에서 운영되는 롯데그룹의 책임자 및 후계자로 신 회장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후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유지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과 관련해선 연구개발에 참여하라는 내용만 있었을 뿐 유산 분배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 유언장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으며, 신 회장을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언장은 지난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 및 서명해 동경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신 명예회장 타계 후 '코로나19' 등으로 지연됐던 사무실 및 유품 정리를 최근 시행하던 중 발견됐다.

이에 신 회장은 유언장과 관련된 사실을 이날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들에게 전달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또 신 회장은 "창업주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느끼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일본 롯데홀딩스도 신 회장을 다음달 1일부로 롯데홀딩스 사장 및 CEO로 선임키로 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를 직접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 회장으로써 신 명예회장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이어 받아 수행하게 됐다.

또 그 동안 일본 롯데홀딩스를 이끌던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다만 신 회장 곁을 지키며 이사직은 유지키로 했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 동안 신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던 신 전 부회장의 롯데그룹 내 입지는 사실상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또 동생인 신 회장과 달리 아버지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게 됐을 뿐만 아니라 경영권 복귀를 위해 아버지를 줄기차게 내세웠던 명분도 모두 사라지게 됐다.

실제로 신 명예회장은 생전에도 신 회장을 매월 계열사 사장단에게 보고 받을 때 배석토록 해 그룹의 현안을 챙기며 체계적으로 경영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 명예회장이 경영 수업 차원에서 신 회장에게 현안에 대해 질문할 때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으며 1997년에는 한국 롯데 부회장직에 올라 신 명예회장 곁을 꾸준히 지켰다. 또 2004년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제과, 호남석유화학 대표 자리에 올랐고 2006년에는 롯데쇼핑 대표도 맡았다. 2004년 10월에는 신설된 롯데정책본부의 본부장을 맡아 그룹 경영 전반을 좀 더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고, 약 20여 년의 경영 수업 끝에 2011년 롯데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일반 회사에서 먼저 경험을 쌓으라는 신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미국 콜럼비아 대학 MBA 졸업 후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며 "신 회장이 일본과 영국 런던 지점에서 근무하며 선진 기업들의 재무 관리 및 국제 금융 시스템을 배웠고 이를 한국 롯데에 접목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 덕분에 한국 롯데는 기업구조를 더 선진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추진하며 미래에 대해 적극 대비할 수 있었다"며 "신 회장은 국제 경제의 흐름과 시장 트렌드를 짚어내고 이를 롯데의 경영에 접목시키며 지속 성장을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에서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됐다. 이날 주총에서도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의 건 ▲유죄 판결을 선고 받은 부적절한 인물의 이사 취임을 방지하기 위한 명목으로 이사의 결격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 등을 안건으로 내세워 신 회장 끌어내리기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7월 경영권 분쟁 발생 후 벌어진 여섯 차례 표 대결에서 모두 완패했다.

여기에 신 명예회장이 살아있을 당시 정신건강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아버지(신 명예회장)가 후계자로 나를 지목했다"고 줄곧 강조했던 신 전 부회장의 명분도 모두 사라지게 됐다. 당시 재계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이 정상적인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면 신 전 부회장의 '후계자 낙점론'이 공인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애썼다.

또 이의 연장선상으로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취득해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50%+1주도 확보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당시 부당 취득과 관련해 일본에서 소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일로 신 전 부회장이 설 자리는 완전히 사라졌다고도 볼 수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안건 부결로 일본회사법 854조를 앞세워 신 회장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복귀에 대한 의지를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주총이 끝난 후 신 전 부회장은 '주식회사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의 결과 및 향후 방침에 관한 안내말씀'을 통해 "이번 주주 제안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그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게 하기 위한 제안임과 동시에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그룹의 준법경영을 이끌기 위한 기본적인 요청 사항이었다"며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진행도 고려 중으로,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신 전 부회장이 사실상 완패하며 경영권 분쟁은 모두 종식됐다고 판단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이 이 같은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은 그 동안의 행적을 통해 자초한 일이라고도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주주와 임직원들의 불신이 커져 이번 주총 결과도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며 "롯데가 경영권 분쟁 이후 사드 보복,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계속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를 보여 내부 불신은 전보다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 여섯 차례의 표 대결에서도 이긴 적 없을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 롯데칠성 등 보유 주식을 대부분 매각하며 스스로 롯데그룹 내 입지를 약화시켰다"며 "주주뿐만 아니라 내부 임직원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쟁만 일으키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견된 유언장은 정신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20년 전에 작성된 것인 만큼 신 전 부회장 측에서도 문제를 삼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신 명예회장이 생전 생각했던 후계 구도가 이번에 명확하게 확인된 만큼 형제의 난도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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