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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안 보인다"…유통街, 임금 삭감·휴직 행렬 이어져


코로나19 사태 길어지며 대기업마저 '휘청'…패션·유통·호텔 등 위기감 '고조'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통업계의 위기가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중견 규모 업체는 물론 최근에는 업계 내 손꼽히는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임금 삭감, 휴직을 이어가는 등 최악의 보릿고개에 직면한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코오롱FnC)은 이달부터 6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또 코오롱그룹의 '오너 4세'이자 패션 부문 총괄인 이규호 최고운영책임자를 비롯한 전 임원이 연봉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전체 5개 사업부 중 패션 부문에게만 내려진 것이다. 지난 1분기 14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얻어맞은 데 따른 것으로 읽혀진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 임원들의 고통 분담 차원의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휩쓰는 허리띠 졸라매기 광풍…"생존 위한 자구책"

패션업계의 이 같은 조치는 비단 코오롱FnC만의 일이 아니다. LF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선제적으로 임원들이 급여 30%를 받지 않기로 했다. 또 삼성물산은 최근 '빈폴스포츠' 브랜드를 철수시켰으며 임원진은 연말까지 임금의 10~15%를 반납하기로 하기도 했다. 다만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직 구체적인 임금 삭감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F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선제적으로 임원 임금 반납 등 비상경영 조치를 시행했다. [사진=LF]
LF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선제적으로 임원 임금 반납 등 비상경영 조치를 시행했다. [사진=LF]

근무체계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FnC는 연말까지 전 임직원의 연차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매월 셋째주 금요일을 전사 휴일로 지정했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1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전 직원이 주 4일 근무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으로 읽혀진다. 실제 코오롱FnC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40억 원을 기록했으며,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31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LF는 영업이익 130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업계는 2~3분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바라보고 극단적 조치를 자제해 왔던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선제 조치 차원에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너 몰린 면세·여행·호텔업계…인적 구조조정까지 치달을까

패션업계에 앞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더욱 일찍 받은 여행·면세·호텔 등 업종은 이미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다. 이들 업종은 코로나19로 거리에 인적이 끊기고 하늘길이 막힘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전 직원의 휴직을 실시하는 등 조치에 나선 바 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90%이상 증발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현재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달부터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은 주 3일 단축근무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도 한 달 단위의 유급 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호텔롯데와 한화호텔앤리조트 등은 3월부터 임직원 및 간부급 직원의 임금 일부와 수당 등을 반납하는 비상경영 체제를 시행한 바 있다.

호텔·면세업계 등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호텔·면세업계 등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하나투어는 코로나19로 매출 대부분이 증발함에 따라 대부분의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데 이어 일부 해외법인과 자회사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계획을 밝히고 디지털 파매를 위해 공급 및 상품기획 본부를 추가하는 등 조직 개편도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인적 구조정은 아직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업계는 하반기 상황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1분기 때와 달리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 산발적 지역감염 사례 발생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 코로나19 사태의 진정도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이유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단기간에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긴축경영에 이어 인적 구조조정 등의 극단적 상황도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를 먼저 겪은 업계에선 현재 인원감축 등에 대한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거나 적절한 정부 지원 등이 행해지지 못할 경우 결국 업계 전반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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