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제주어로 뉴스를?…"안녕허우꽈, 이딘 제주 마씸!"


KCTV제주방송, 지역 특색 살린 콘텐츠로 주목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다들 편안했지양, 제주어 뉴스 오다."

KCTV제주방송이 '뉴스는 표준어로만 방송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제주어로 뉴스를 진행하는 콘텐츠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는 케이블방송이 가진 특징이자, 강점으로 중소 케이블방송 업계가 자생할 동력으로도 손꼽힌다.

13일 KCTV제주방송에 따르면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된 제주어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한 제주어 뉴스 '고람시민 들엄시민'과 제주어 홍보 예능 '벌테시대'가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로 호응을 얻고 있다.

KCTV제주방송이 지난해 5월 선보인 '고람시민 들엄시민'은 '말하다 보면 듣다 보면'이라는 뜻으로 제주어로 뉴스를 전달한다. 10분 방송 시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 제주 도내 정치, 사회, 문화 현안을 다룬다.

아울러 독특한 제주어를 소개하고 이의 탄생 근원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며, 올바른 제주어 포기법이나 표현 등을 알아보거나, 시청자 질문을 받아 제주어를 소개한다.

KCTV제주방송 '고람시민 들엄시민' [출처= '고람시민 들엄시민' 방송화면 캡쳐]
KCTV제주방송 '고람시민 들엄시민' [출처= '고람시민 들엄시민' 방송화면 캡쳐]

진행자의 진행 방식도 기존 뉴스와는 다르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이웃이 뉴스를 전하듯, 감정을 드러내며 감탄하거나 안타까워한다. 가령 문섬 앞바다에서 천연기념물 '해송'이 집단 폐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진행자는 "세상에 어쩌면 좋나요"라고 말한다.

KCTV제주방송 관계자는 "제주 뉴스를 제주어로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단어와 어휘, 표현 등을 통해 제주어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존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뉴스 제작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주어 교재로 활용 가능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람시민 들엄시민'이 잘 정제된 제주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벌테시대'는 제주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생동감 있는 제주어를 다룬다.

"어린이들은 제주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란 물음에서 착안한 만큼 '벌테시대' 진행자이자, 주인공은 제주어를 잘 모르는 9세~10세 어린이들이다. '벌테'는 제주어로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벌테시대'는 관찰형 예능 형식을 띤다. 어린이 3~4명이 제주 곳곳을 누비며 제주어를 찾아내고 배우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담아낸다.

'벌테'들은 제주 토박이 할머니를 찾아가 함께 밥을 먹으며 생활 속 제주어를 배우거나, 시장에서 오토미(옥돔), 지슬(감자), 마농(마늘) 등 제주어를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벌테'들은 처음 보는 할머니에게 불쑥 이름을 묻는 등 천진난만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 [출처='벌테시대' 방송화면 캡쳐]
KCTV제주방송 '벌테시대' [출처='벌테시대' 방송화면 캡쳐]

'벌테시대'는 소멸 위기 제주어를 경험할 수 있는 재미 요소와 독창적 접근방식으로 지역 연계성이 높은 프로그램이란 평가를 받아 제43회 케이블TV 지역 채널 우수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김광민 '벌테시대' PD는 "언어를 지키고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많은 어린이가 제주어가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들이 직접 경험하는 제주어는 다양한 재미와 정보를 제공하고, 소중한 제주어 가치를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제주어로 뉴스를?…"안녕허우꽈, 이딘 제주 마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