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권사 외화조달 리스크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규제를 시사했다. 앞서 지난 3월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마진콜을 시작으로 급격한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한 바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1일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관련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주가가 계속 오르고 ELS도 (수익이) 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갑자기 세계 증시가 고꾸라지고 마진콜까지 걸리게 됐다"며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코로나19로 증권사 외화 유동성 리스크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사가 자금을 단기로 조달해 장기로 운용하는 것 또한 평화로운 시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나라가 위험해지니까 자금 조달과 운용의 미스매치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처럼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증권사 외화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다고 누가 보장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비를 해야 한다"며 "제2금융권 유동성 리스크 등 위기 시 나타난 취약요인에 대한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만을 특정해 규제하겠단 것은 아니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은 위원장은 "이번에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기획재정부에서 꼭 증권사 뿐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 대한 외화 유동성 규제를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며 "다행히 은행권은 하도 규제를 해서 문제가 없으니까 결과적으로 남은 집합이 증권사가 된 것이지, 이들만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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