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항공업계] M&A 불발 가능성 모락모락…플랜B 가동하나

다양한 가능성 나오지만…결국 불발하면 대규모 구조조정 불가피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항공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2건의 인수합병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플랜B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인수합병이 불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수자들이 인수 포기를 선언한다면 항공업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 작업에 각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합병이 불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HDC현대산업개발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재검토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실상 인수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지난 4월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을 연기한 바 있는데, 연이은 이러한 움직임에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제주항공 측에서 제안한 과제인 250억 원 규모의 체불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인수합병 작업이 제자리걸음이다. 앞서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을 무기한 연기, 발행 예정인 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납입일 또한 이달 30일로 변경 공시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처럼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이 각각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에 대비한 '플랜B'가 모색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비한 플랜B 가동은 산은 등 채권단의 선택에 달려있다.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재매각, 분리매각,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진행 등이 예측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의 경우 일본항공(JAL)의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국유화를 통해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한 사례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플랜B 가동의 주체가 경영진인데 플랜B라고 할 것이 재매각 정도다. 하지만 기대하긴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재매각을 한다면 당분간 채권단이 관리하다 항공 업황이 나아지면 진행할 수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당장 인수자를 찾아 영업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장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 현재 해외선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항공사를 두고 사모펀드 등의 인수전이 치열하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한국은 공급과잉으로 LCC(저비용항공사)업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인데다 이스타항공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고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항공기 연료비 등 여러 군데서 체불돼 있는 약 1천500억 원과 직원들에 대한 체불임금 약 250억 원 등 해결해야 할 것이 산더미라 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인수만 하면 경영진이나 직원 등을 그대로 두고 운영을 할 수 있으니 항공업에 관심 있는 개인이나 사모펀드 등이 인수할 수 있는 있겠지만 과연 이 시국에 누가 선뜻 나설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그나마 제주항공이 LCC 인수에 눈독을 들인 기업 가운데 한 곳이었는데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또 다른 인수자가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의 경우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에 불편함을 드러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은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될 수 있는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역시 현 항공 업황에서 인수자가 나오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에어서울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라 정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이스타항공 사측의 경우 파산만은 면하고자 제주항공에 반드시 인수되기 위한 방안을 쥐어 짜내는 모습이다. 사측이 직원들에게 2~3월 급여를 최대한 지급하려 노력할 테니, 4~6월 휴업 수당을 반납해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만약 파산으로 간다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인 이스타홀딩스 측이 부채나 체불임금 등을 해결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그밖에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은 미국·유럽 등의 항공사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일부 국유화 추진이 진행되고 있는데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국유화 가능성도 나오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으로의 일원화 의견도 있지만, 업계에선 국유화와 일원화 모두 항공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뿐 아니라 현실성 또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플랜B가 나오고 있지만, 인수합병이 불발하면 결국 자연스레 항공업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 교수는 "우리한테 익숙하진 않지만 미국의 많은 항공사들이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인수되거나 사라진 기업들이 있다"면서 "자본주의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딱히 인수합병이나 소멸 말고 다른 옵션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체결 당시인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부채가 4조5천 억 원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1만6천126% 급증했다. 자본총계도 1조772억 원 줄어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도 올 1분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천4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더불어 코로나19가 미치는 항공업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항공수요가 얼마나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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