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재계의 위기대응 방식이 확 바뀌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은폐하고 조용히 수습하기에 바빴지만, 지금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사과하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안전과 관련한 사회적 제도와 인식이 강화되면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최근 사고가 계속되면서 전세계 40개 모든 사업장(국내 17개, 해외 23개)을 대상으로 6월말까지 한달간 고위험 공정 및 설비에 대해 우선적으로 긴급 진단에 착수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장 폐쇄까지 검토하겠다는 초강수까지 꺼냈다.

사내 환경안전 및 공정기술 전문가와 외부 환경안전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를 구성해 정밀 진단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외부 전문기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월 2회 CEO주관으로 각 사업본부장,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환경안전담당 등이 참석하는 특별 경영회의도 열기로 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LG화학 대산공장 유기촉매센터에서 불이 나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지난 7일에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수천여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구광모 LG 회장은 20일 LG화학 대산공장을 헬기편으로 긴급 방문해 경영진에게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사실상 문책성 경고를 날렸다. 구 회장은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환경, 품질사고 등 위기관리에 실패했을 때"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최근 중대재해 사고가 계속되자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조선사업대표를 전격 교체하고 기존 생산본부를 안전생산본부로 확대, 안전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서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직접 사과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대표를 사장으로 격상시켜 생산 및 안전을 총괄토록 하고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을 조선사업대표에 선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하수 부사장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 또한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삼기 위해 기존 생산본부를 안전생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권 회장은 "한동안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안전사고가 금년 들어 갑작스럽게 늘어난데 대해 기존의 안전대책이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안전시설 및 교육, 절차 등 안전대책 전반에 걸친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1일 울산조선소 하청근로자가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1일 50대 근로자가 대형문에, 같은달 16일 40대 근로자가 유압 작동문에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3월 야간당직 중이던 하청노동자가 익사했고 2월 다른 하청노동자는 추락사하면서 올해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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