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내' 끝낸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빅3 진입 고삐


생산·수주물량 확대…시가총액 올해 1월 18위서 8위로 대약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빅3 진입을 위한 공격 경영에 나선다.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통해 생산량을 꾸준히 확보했지만, 이제는 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성SDI 시가총액은 올해 초 18위에서 8위로 대약진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2021년부터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젠(Gen)5를 출시한다. 젠5는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양극재를 기반으로 기존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밀도는 20%이상 높고 1회 충전 시 6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다.

삼성SDI 배터리팩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수주물량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2021년부터 10년동안 독일 BMW의 5세대 전기차에 35억달러(한화 약 3조8천억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BMW는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 25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SDI는 배터리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지난해 배터리 20GWh 생산한 삼성SDI는 올해 생산량을 30GWh 늘리고, 향후 5년간 4배 이상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캐파 증대를 위한 시설투자에 사용한 금액만 1조5천9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울산공장과 중국(시안), 유럽(헝가리), 미국(미시건)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뒀다. 이 밖에도 삼성SDI는 신규 고객 및 신규 시장 탐색과 함께 새로운 제품의 선행개발도 병행하고 있으며,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SDI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정중동 행보에 주력했다. LG와 SK와 달리 삼성SDI만 2017년 5월 헝가리 준공식 이후 대규모 투자 소식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배터리 사업의 무게를 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초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전략적 인내'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과 정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니 배터리 부문의 적자가 이어져도 기업 전체에 큰 영향이 없지만, 전지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SDI는 공격적인 행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뉴(New) 삼성'을 선포한 지 일주일 만에 삼성SDI를 찾으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배터리가 그룹의 핵심 신사업이라는 것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회동까지 진행되면서 삼성SDI 배터리가 현대차에도 탑재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의 주가는 이날 37만9천500원을 찍으며 지난 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5조8천898억원으로 올해 1월 18위에서 무려 8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6.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계단 뛰어오른 4위를 기록했다. 3위인 중국 CATL의 성장률은 -36%인 반면, 삼성SDI는 34%에 달해 향후 성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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