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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故 김복동 할머니 묘지서 '가짜 눈물'"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가 "할머니들을 이용해 먹은 윤미향(당선인)을 용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김복동 할머니를 고생시키며 끌고 다니면서 이용해먹고도 뻔뻔스럽게 그 묘지 앞에서 가짜의 눈물을 흘렸다"며 "병주고 약주고 하는 죄를 검찰에서 다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2시 38분께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 기자회견을 한 후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줄줄이 나왔는데 이는 검찰에서 밝혀낼 일"이라며 "이후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죄값을 치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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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부축을 받으며 등장한 이 할머니는 "(공장에 다녀온) 정신대와 위안부는 다르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1992년 6월 25일에 (피해자로) 신고를 할 때 윤미향은 간사였다. 교회에 갔더니 (정대협 측에서) 돈을 주는데 무슨 돈인지도 몰랐다"며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모른채 농구경기 등 모금에 따라 다녔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이 가지고 나온 돼지저금통까지 챙겼다"고 폭로했다.

이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정신대를 위한 기관인데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돼 고통받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할머니들이 어디 다녀왔는지 (정대협이) 밝혀줘야 하는데 한 번도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이 모여서 노는데 (정대협이) '어디 갔다 왔느냐'고 묻더니 그 내용으로 1993년부터 책을 팔았다"고 했다. 정대협과 정의연이 발간한 증언집이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서술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출마에 대해서는 "30년을 같이 했는데 한 마디 말도 없이 (운동을) 팽개쳤다"며 "세계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나오는데 그 사람들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윤 당선자가)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최초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윤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건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더니 큰 소리로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하라'고 하기에 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거론하며 "한쪽 눈이 실명인데 미국으로 어디로 고생스럽게 끌고 다니면서 이용해놓고, (장례식장에서) 뻔뻔히 눈물을 흘린다"며 "가짜의 눈물이고 병주고 약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에서 다 밝힐 것"이라며 "정대협이 위안부를 이용해서 (모금)한 거는 용서 못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이런 기자회견을 통해서 세계 여성분들한테 여자라는 두 글자가 손상을 입혔다는걸 참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역사를 알고 억울하고 억울한 위안부 문제를, 사죄받고 배상해야 위안부 누명을 벗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할머니가 참석을 요구했던 윤미향 당선인은 이날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9일 윤 당선자는 대구 중구에서 이 할머니를 만나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두 사람이 화해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이 할머니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했다. 대신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에게 "수일 내로 기자회견을 할 테니 그때 내려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다음은 이용수 할머니가 공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

저는 '위안부'였습니다.

그냥 '위안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대만 주둔 가미가제 특공대의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였습니다.

해방 이후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던 제 삶의 상처를 대중에게 공개했던 것이 1992년 6월25일입니다. 차마 용기를 내기가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의 이야기인 것처럼 당시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거짓으로 피해를 접수했었습니다.

이후 1992년 6월 29일 수요집회를 시작으로 당시의 참상과 피해, 그리고 인권유린을 고발하고, 우리 인류에게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문제 해결과 인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간 존재도 몰랐던 우리 피해 할머니들은 각자 겪은 참상과 인권유린을 이야기하며 부둥켜안고 눈물로 아픔을 함께 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이 3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손가락질과 거짓 속에 부끄러웠던 이용수에서 오롯한 내 자신 이용수를 찾았습니다. 먼저 가신 피해자 언니들과 함께 이 문제를 저 이용수가 꼭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무성의와 이리저리 얽힌 국제 관계 속에서 그 결실은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문제의 해결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말씀을 감히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제 기자회견 이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제가 기대하거나 예상했었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 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고백한 후, 참 힘든 세월을 지내왔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이 길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부단히 다 잡아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부탁 아닌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드러난 문제들은 우리 대한민국이 그동안 이뤄온 시민의식에 기반하여 교정되고 수정되어 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한 길에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3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전제하에 향후 제가 생각하는 활동 방향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성을 갖고 조속히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 지난번 입장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 및 양국 국민 간 공동행동 등 계획을 만들고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됐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 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해 나갔으면 합니다.

네 번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구를 새롭게 구성하여 조속히 피해 구제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앞서 말씀드린 것들이 소수 명망가나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대협과 정의연이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사업의 선정부터 운영 규정, 시민의 참여 방안, 과정의 공유와 결과의 검증까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그동안 이 운동이 시민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해 온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활동가, 그리고 국민 여러분 모두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당혹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투쟁 과정의 문제들이 공론화되길 기대했던 것인데, 여러가지 문제가 드러나면서 그 과정이 복잡해질 듯 합니다. 제겐 운동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여러분이 계십니다. 먼저 한 발을 내디뎌 새로운 길을 열어오신 분들께서 밝은 지혜로 시민과 함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도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 93세입니다. 제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미래 우리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그 길을 닦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길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은 함께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를 위한 모두의 한 걸음을 이제 국민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드림.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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