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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성장' T커머스…업계 빅 3 '동반 '함박웃음'


SK·KT·신세계 3사 전년 동기比 성장 지속…영업익 동반 흑자전환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업계의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T커머스 업계가 '조용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등장 초기 '짝퉁 홈쇼핑'이라는 평을 이겨내고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다진 데 따른 결과라는 평이다.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Commerce)가 결합된 단어로 텔레비전을 통한 상거래를 의미한다. 소비자가 생방송을 보고 ARS나 모바일 앱으로 주문하는 TV홈쇼핑과 달리, T커머스는 별도 상품 안내창이 형성되는 녹화 방송을 보고 리모컨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지난 1분기 매출 610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8%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다.

경쟁사들도 동반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KTH가 운영하는 K쇼핑은 지난 1분기 매출 521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을 기록했다. 또 신세계TV쇼핑도 같은 기간 매출 486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30%대 매출 성장률을 보였으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짝퉁 홈쇼핑' 오명 벗고 성장 지속…공격적 투자 결실

T커머스 업계는 산업 전반의 성장과 함께 실적 개선을 이뤘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조1천900억 원 수준이었던 T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5조4천억 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T커머스는 지난 2012년 KTH를 통해 시장에 처음으로 소개됐을 때만 해도 '짝퉁 홈쇼핑'이라는 평을 받았다. 당시 시장은 T커머스를 단지 '녹화방송 TV홈쇼핑' 수준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IPTV의 보급 확대가 T커머스의 '1차 성장기'의 바탕이 됐다.

당시 T커머스 업계는 홈쇼핑 대비 낮은 판매 수수료를 앞세워 '가격 대 성능비(가성비)'가 높은 중소·중견기업의 제품을 빠르게 흡수했다. 이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 추이를 보이며 '신의 한 수'로 작용했고, 산업 전체 고속 성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T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홈쇼핑 업계를 앞서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T커머스 '빅 3'가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T커머스 '빅 3'가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 것도 효과를 냈다. 특히 높은 송출수수료 입찰액을 제시해 지상파 채널 인근의 채널을 얻어낸 것이 주효했다. SK스토아는 KT 올레TV에서 30번 채널을 사용하다 지난 2018년 4번 채널로 옮긴 후 취급고가 3배 가까이 늘었다. 또 신세계TV쇼핑도 2번 채널을 차지한 후 매출이 63% 올랐다.

다만 이들 업체는 송출수수료 경쟁이 격화되며 수익성을 이유로 지난해 '황금채널' 입찰을 포기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어느 정도 인프라를 갖췄다는 자신감도 배경이 됐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 업계는 산업 초창기인 만큼 송출수수료, 방송장비 마련 자금 등 초기 비용을 많이 지출할 수 밖에 없었다"며 "공격적 투자로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것과 자체 콘텐츠에 대한 업계의 자신감이 황금 채널을 포기하는 결정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제2의 도약'…경쟁 격화로 미래는 불투명

또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른 데에도 반사이익을 봤다. T커머스 업계는 비교적 소규모 물량을 운영해 상품 라인업 변경 자유도가 높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코로나19 발병 후 패션·여행 상품 비중을 줄이고 생필품·렌털 방송을 공격적으로 편성한 것이다. 이는 또 하나의 묘수로 작용했고, 결국 업계 빅 3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호황 속 업계는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브랜드(PB) 론칭, 계열사와의 연계 등을 통한 상품 라인업 확장을 통해서다.

SK스토아는 지난해 패션 PB '헬렌카렌'을 론칭했다. 헬렌카렌은 첫 방송부터 매진을 기록하는 등 1년 동안 취급액 12% 증가라는 성과를 냈다. 또 신세계TV쇼핑은 '메르에' 등 PB 외에도 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그룹 내 계열사와 기획한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는 모바일 콘텐츠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는 모바일 콘텐츠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모바일 채널 확대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SK스토아는 고객 멤버십 제도와 함께 '특가하라', '24타임딜', '스토아마트' 등 모바일 전용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K쇼핑도 모바일 라이브를 주 3회 편성하는 등 영역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신세계TV쇼핑은 모바일을 겨냥한 자체 기획 프로그램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같은 '고속 성장'이 앞으로도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T커머스가 정부 허가사업이라는 점이 경쟁을 통한 시장 성장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실제 T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은 2016년 300%를 기록한 후 매년 낮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약 30% 수준 성장에 그쳤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의 T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오랜 시간 홈쇼핑을 운영하며 산업 노하우를 갖춘 이들 '홈쇼핑 공룡'들이 T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을 불러온다면 수익성 개선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속적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개선 및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도 홈쇼핑과 마찬가지로 송출수수료 등 고정 비용이 높은 산업인 데 반해, 시장 성장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며 "홈쇼핑 업계가 T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상황인 만큼 미래 수익성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성장 추이를 이어가나기 위해서는 시설·인력 등에 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송출수수료율 현실화 등 투자 여력 마련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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