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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확보전…현대·기아차의 선택은


글로벌 車업계, 배터리 생산 공장에 직접투자…현대기아는 "아직"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동화 차량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차량에 들어갈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배터리 생산 공장에 대한 직접 투자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의 배터리 동맹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완성차업체의 배터리에 대한 직접 투자는 전기차 수익성 개선에 달려있다는 의견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래 전동화 차량 라인업 확대에 따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배터리 생산 공장 투자·설립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은 배터리 공급 안정성을 위해 독일 잘츠기터에 들어설 배터리 셀 생산 공장에 6천여 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에 들어갈 리튬이온배터리 대량생산에 대비해 지난 2019년 스웨덴 배터리 생산업체인 노스볼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더불어 폭스바겐그룹은 2028년에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에 기가팩토리1,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3 등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1은 지난 2014년 테슬라가 일본 배터리업체 파나소닉과 합작해 설립한 것이다. 기가팩토리3은 지난해 말부터 가동을 시작했는데 역시 한국의 LG화학, 중국의 CATL 등과 협력을 맺을 예정이다. 특히 CATL을 통해서는 전기차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리튬인산철배터리도 공급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제너럴모터스(GM)도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기가파워팩토리라는 이름으로 공장이 건설될 예정인데, 여기서 GM의 신규 전기차 배터리 얼티움이 2022년부터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높은 품질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아직까지 배터리 공장이나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서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물론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인 현대모비스가 2010년 LG화학과 합작법인인 HL그린파워를 설립해 자동차용 배터리 시스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3일 이뤄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동 이후 현대차가 배터리 합작법인을 어디와 설립할 것인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현대·기아차 노조가 전기차 사업 체제로 전환할 시 불필요한 공장 라인과 인력에 대한 대안으로 배터리 등의 부품을 기존 공장 내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자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배터리를 꼭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야 하느냐와 관련해 아직 판단을 내리긴 이른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은 "비즈니스 선택의 문제다. 배터리 전기차가 현재로선 수익 모델이 아니다"라며 "배터리 전기차 자체든 배터리 공장이든 지금 상황에선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투자 개념이라 굳이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 자동차 회사들 대부분이 엔진 공장을 갖고 있는데 이는 핵심부품이기 때문"이라며 "배터리가 그 정도가 되려면 현재 자동차처럼 수익모델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도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배터리 공장을 직접 가져가는 게 도움이 될지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면서 "규모의 경제가 아직 안 나와서 기존 내연기관 라인들과 조율하면서 제작하는 거라 전기차 생산 공장 라인은 가져도 배터리 라인은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 얘기했다.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EV 콘셉트카 45. [사진=현대자동차]

여기에 현재 전기차에 최적화한 높은 기술 수준의 배터리가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한다. 지금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동력밀도, 화재 가능성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즉 현재도 에너지 밀도를 향상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고밀도·고용량 배터리로 주행가능거리를 증대할 수 있고 자율주행 시 데이터사용 급증에 따른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이에 토요타는 1995년 전후부터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관련 특허건수를 압도적으로 갖고 있는 상태다. 해당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도 파나소닉과 만들었는데, 2022년 전고체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도 전고체배터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고체배터리는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 배터리고 배터리 개발이 5~10년 정도 길게 걸려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선행 기술 개발의 경우 결정이 난 단계여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나온 이후에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 관련 직접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전기차로 시작한 제조사라 처음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량생산을 해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전용 플랫폼 E-GMP로 제작한 CUV를 각각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권순우 연구원은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물량 또한 좀 더 의미 있게 늘어나기 시작하면 배터리나 합작법인 등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해지거나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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