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매각 무기한 연기…속 타는 금호·이스타 오너家

금호, 금호고속 중심 그룹재건 빨간불…이스타, 이상직 당선인 도덕성 타격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 절차가 무기한 중단됐다. 항공사를 매각하려던 금호·이스타 오너일가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4월 초로 예정됐던 유상증자를 연기한데 이어 같은 달 30일로 예정됐던 주식취득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HDC현산은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일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인수 포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항공 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할 경우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해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역시 이스타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제주항공은 당초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었지만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라 미충족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고려해 당사자들이 상호합의하는 날”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HDC현산과 제주항공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매각 주체인 금호그룹과 이스타항공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매각을 결정하면서 ‘황금 타이밍’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인수가 무산될 경우 다시 혹을 붙여야 한다.

특히 금호그룹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자금을 바탕으로 금호고속, 금호산업 중심의 그룹 재건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지만 자칫 그룹이 와해될 수 있는 분이기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으로 약 3천200억원을 받아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매각이 무산되면 오히려 담보로 잡혀 있는 지분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과 ‘윙 마크’ 상표사용 계약을 연장하며 143억6천700만원을 받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에서 퇴직금 20억7천900만원을 포함해 총 34억3천900만원의 급여를 받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부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금호그룹이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도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당선자는 2007년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2012년까지 회장을 맡았다.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었던 이스타홀딩스(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지분 100%를 아들 이원준씨(66.7)와 딸 이수지씨(33.3%)에게 모두 물려줬다.

이 당선인이 이스타항공의 실질적인 오너인 셈이지만 매각을 결정한 뒤 이스타항공의 경영부실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경영악화로 임직원 임금 3개월 치를 체불했는데 오너일가는 지분매각으로 545억원을 챙기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까지 진행하고 있어 이 당선인에 대한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은 사욕만 채우고 인수하는 업체는 국가적 지원을 거액을 받고 있음에도 예정된 정리해고 수순을 밟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