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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석유화학업계, 초저유가에 '웃음'…중국·미국은 '비상'


지난해 미국 ECC 가동한 롯데케미칼도 사태 예의주시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들이 초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원가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중심 생산체계를 갖췄다. 유가하락은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상품 스프레드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0.5%(4.17달러) 뛴 24.56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약 2주 만에 배럴당 20달러선을 회복한 데 이어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60달러대를 기록한 올해 1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포로 원유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오히려 증산 경쟁을 펼치는 데 있다. 여기에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산업가동이 지연되면서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의 기본재료인 에틸렌은 크게 ▲원유를 증류해 생산한 나프타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 방식 ▲셰일가스에서 에탄을 추출해 에틸렌을 만드는 에탄크래커(ECC) 방식 ▲석탄을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석탄분해설비(CTO) 방식으로 나뉜다.

NCC 체제를 구축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에게는 유가하락은 호재로 작용한다. 유가하락 국면에서는 NCC의 원가경쟁력으로 다른 석유화학기업들보다 상대적인 실적개선효과가 있다. 지금보다 수요가 늘어 제품 판매가가 오를 경우 수익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ECC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석유화학기업들은 줄도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생산비용이 원유보다 높은 셰일석유는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다. 셰일산업은 그동안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 유지한 덕분에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미 미 셰일기업 화이팅 페트롤리엄이 이달 초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셰일 업체 유닛코퍼레이션도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노블에너지, 할리버튼, 마라톤오일, 옥시덴탈 등 주요 석유기업들도 올 들어 기업가치가 3분의 2 이상 증발했다.

CTO 생산체제를 구축한 중국 석유화학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오염원 배출량이 많은 석탄 채굴을 제한하면서 원료가격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유가하락까지 이어지면서 CTO 스프레드는 악화됐다.

롯데케미칼도 마냥 웃지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연간 에틸렌 100만톤을 생산하는 규모의 ECC 공장 가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원료다변화 전략으로 3조5천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ECC 프로젝트가 유가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다만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제품 가격도 같이 떨어진다. 석유화학 제품 구매자들이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구매를 미루는 까닭이다. 또한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을 보게 된다. 이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도움이 될 수 있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 마진은 원료값, 환율, 제품가격 등의 요인들로 계산된다"며 "원유 가격은 제품 마진에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제품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기업별로 상황이 제각각이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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