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는 저무는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전 받는 미국 헤게모니의 지속 가능성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21세기 들어 세계 지배력의 약화를 드러내 온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의외의 사태를 맞아 ‘저물어 가는 제국’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막강함이 코로나19 앞에서 나약함으로 전락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은 코로나19를 막는데 적합하지 않다.

오히려 과다한 군비 지출이 가져온 공중 보건 인프라의 부족 사태는 미국의 빈자뿐만 아니라 부자들에게도 갑자기 심각한 위험으로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병들게 하는가? [카리나라]

미국의 경제와 정치 시스템이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10명 중 한 명의 미국인이 직업을 잃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서로 상대방이 코로나를 이용해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려한다고 의심한다.

노벨상 경제학상 수상자이며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 미국의 민주주의 자체가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국내 전염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상대적 안정과 미국의 새로운 세계 대공황 위험 및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함께 고려한다면 코로나19는 힘의 균형축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꾸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 명백히 가능하다. 코로나19는 미국 헤게모니의 종말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몰락과 관련된 논란은 어제오늘의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된 동안 진행돼 왔다. 쇠퇴론자(declinist)들은 미국의 약화가 사실이고, 또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시에 지나친 쇠퇴주의는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하나는 세계의 통화 화폐 중에서 어떤 것을 가장 신뢰하는가. 다른 하나는 국외에서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일을 하게 한다면 어느 나라를 택할 것인가.

지구촌 중산층 대다수의 답변은 각각 달러와 미국이었다. 이러한 답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미국은 코로나19에 승리한 것이다. 두 가지 잣대가 기이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보편적 중요성이 있다.

[데일리 비스트]

미국 대학과 기업의 매력은 전 세계에서 재능 있는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된다. 그리고 미국의 사고 방식과 관습을 널리 보급하는 기능도 한다. 그 매력은 미국의 안정성과 개방성에 대한 신임 투표이기도 하다.

국민들이 어떠한 정치적 견해를 어떻게 반대하는지는 종종 그들이 지지하는 정치적 견해 보다 더 중요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은 각각 두 사람의 딸들이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했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중국은 여전히 최고의 중국 학자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천인계획’(Thousand Talents)은 최상의 보수와 연구 시설을 제공하면서 세계에서 지도적인 학자들을 끌어 모으는 방법을 써 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중국으로 돌아온 어떤 학자들은 그들이 겪는 정치적 환경으로 인해 실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더욱 거슬리고 위협적인 사실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의 매력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혐오, 계속되는 심각한 경기 침체, 정치적 자유에 대한 실제적 위협 등은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약화시킬 수 있다.

미국 달러화에 인쇄된 'IN GOD WE TRUST' [미국 재무부]

쇠퇴론자들의 또 다른 논리적 약점은 강력한 달러화다. 미국의 군사적 지배가 계속된다면 안전한 도피처와 무역을 위한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화 역할은 도전받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정치적 힘으로 환산될 수 있다.

미국은 달러 통화 제도 밖으로 어떤 국가나 회사를 추방할 수 있다. 그리고 달러는 세계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추방 효과는 전 세계에 미친다. 미국이 목표로 하는 이란이나 러시아의 신흥 재벌들에게 물어보라. 많은 강대국들이 달러의 횡포에 분통을 터트리지만, 어떤 국가도 달러의 위력을 갖춘 통화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달러화에 대한 세계적인 신뢰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의회를 통과한 2조 달러에 달하는 경기 부양 패키지는 트럼프 대통령 기간 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미국의 국가부채가 훨씬 더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손익계산서도 재무부 증권뿐만 아니라 기업 채권을 사들이면서 크게 팽창한 상태다. 제3 세계 국가가 이런 길을 걸었다면 워싱턴은 곧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을 것이다.

미국 통화가 결국은 세계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위험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미국 달러의 대안으로 등장한 통화들은 여전히 달러 보다 더 나쁜 상황에 처해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유로화의 새로운 위기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왔다. 그리고 중국은 여전히 은행 예금자들이 돈을 인출해 나갈 것을 두려워해 자국 통화를 통제하고 있다. 달러의 대안으로 각광 받는 금이나 비트코인은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달러에는 ‘IN GOD WE TRUST’(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라는 말이 쓰여 있는데, 전 세계의 달러화에 대한 열망은 보다 함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IN AMERICA WE TRUST’(우리는 미국을 믿는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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