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재계 총수들은 다가오는 황금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석가탄신일(4월30일)부터 어린이날(5월5일)까지 최대 6일간의 황금연휴를 앞둔 가운데 재계 주요 총수들이 코로나19 이후 대내외 불황 기조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경영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총수들의 휴가는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깔려있는 만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이번 연휴기간 대부분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앞으로의 기업 환경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얘기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국내 주요 총수들은 코로나19 이후 현장 경영보다는 자택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재계 리더들의 현장 경영이 제약을 받고 있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휴기간에 재충전과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말 설 연휴를 이용해 중남미를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4개월째 국내에만 머물고 있다. 이 부회장은 외국 정부 최고위층을 비롯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인공지능(AI) 분야 석학 등과 꾸준히 교류하는 등 1년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전 세계가 이동을 제한하고 있어 해외 파트너들과 만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모색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위기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벽을 넘자.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이 부회장은 강조했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둔 데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권고한 대국민 사과까지 악재가 겹쳐 상당한 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역시 하반기 경영구상에 전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제가 전례없는 충격에 빠진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를 주문하고 나섰다. 현재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10~20년 후를 내다보는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단기 충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기대가 커지는 시점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경영환경이 급변하며 지금은 위기 타개에 초점을 맞춰야 할 상황이 됐다. 현대차로선 올해 미국 시장에 GV80과 G80 신차를 내놓고 제네시스 브랜드를 확실히 키워보려던 계획에, 국내에서는 신차가 줄줄이 나오는 '골든 사이클'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에너지부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혁신과 저변 확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행사가 마지막 공식 해외 일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의 경제 불확실성을 ‘최악의 위기’로 규정하고 생존전략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최 회장은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와 행복경영론의 비전에 대해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하는 '비상 경영 회의'를 소집하고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증폭돼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총수들의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고 판단한다. 위기가 단기 악재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주요 그룹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것.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이번 연휴에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면서 그룹의 주력 사업 점검과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앞서 ㈜LG 주주총회 서면 인사말에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처 비상계획)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모든 어려움에는 기회가 있다"며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도록 하자"고 밝혔다. 모든 어려움에는 기회가 있고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도록 하자고 그는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올 초 LG전자 서초 R&D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출시 예정인 제품들을 살펴봤지만, 코로나 이후 현장 일정도 최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던 'LG 테크 콘퍼런스'도 올해는 취소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자택에서 연휴를 보내며 경영 구상에 매진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내다보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화상회의로 임원진을 소집한 비상경영회의를 통해서다.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해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지금도 위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신 회장은 분석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2~3분기 미칠 영향력을 분석하고, 필요에 따라 그룹 경영 계획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 미래전략연구소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재무 관리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전 계열사에 안내하고 회사별로 상황을 점검 중이다.
재계에선 총수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 기업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때문에 이번 황금연휴에는 자택에서 머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올 하반기 대한 그 영향력을 분석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할 경우 그룹의 경영 계획 수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경영 구상을 위해 머리를 식히는 정도의 휴식을 갖는다"했다. 2분기 이후 코로나19의 충격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그룹을 이끄는 총수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란 점에서 마음 놓고 쉬기보다는 오히려 일에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재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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