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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민생당 충격의 '0석'…원내 소수정당마저 심판


정의당 6석·국민의당 3석…21대 국회서 존재감 더 줄 듯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21대 국회는 최악의 총선 참패를 기록한 미래통합당은 물론 원내 소수정당들에게도 혹독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유례 없는 180석의 성과를 거머쥐면서 소수정당의 경우 범진보계 정당들마저 의석 부족으로 존재감이 크게 떨어질 위기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지난 20대 총선 이전 거대 양당 중심 체제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한 정당은 사실 통합당이 아니라 민생당이다. 민생당은 지역구 12석, 비례대표 8석을 보유한 원내 3당이자 교섭단체다. 그러나 이번 총선 당선자 수는 0명이다. 지역구 후보들이 모두 낙선한 가운데 정당득표율조차 2.7%로 비례대표 배분 봉쇄조항인 3%를 넘지 못했다.

16일 손학규 민생당 선대위원장이 당선자 '0명'이라는 충격적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손학규 선대위원장 겸 대표
16일 손학규 민생당 선대위원장이 당선자 '0명'이라는 충격적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손학규 선대위원장 겸 대표

즉 21대 국회 회기가 시작되는 오는 6월이면 민생당은 국회 내에서 설자리를 잃는다는 뜻이다. 민생당은 원래 새정치민주연합(옛 더불어민주당) 호남 의원들이 주축이다. 2015년 안철수·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함께 동반 탈당 후 국민의당을 창당한 소위 강성 '비(非) 문재인' 성향 의원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계 인사로 활동한 중진들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당권 투쟁의 '선봉대' 역할을 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 모두 낙선했다. 박지원, 천정배, 박주선, 정동영, 김동철, 유성엽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을 다음 국회에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비례대표 후보로 등록한 손학규 대표도 결국 기회를 얻지 못했다.

민생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 소속 당시는 물론 그 이전 국민의당 시절부터 거대 양당을 견제할 '제3 지대'를 표방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이같은 구상이 철저히 좌절된 상황이다. 국민의당 창당 주축인 안철수 대표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선거운동 마지막 날 400km 국토종주 달리기를 마치고 종착지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난 14일 선거운동 마지막 날 400km 국토종주 달리기를 마치고 종착지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 대표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새로 창당한 국민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후보를 등록하지 않았다. 비례대표 후보만을 등록했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 2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00km 국토종주 달리기로 선거운동을 대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원유세가 필요한 지역구 후보가 없는 만큼 화제성 높은 이벤트에 당대표가 직접 나서면서 주목도를 끌어올린 전략이다.

이번 선거에선 처음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정당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 수가 많은 정당일수록 비례대표 배분에선 불리한 제도다. 정작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을 비례정당으로 창당하고 비례대표 후보들을 입당시키면서 이번 선거 정당득표마저 쓸어간 상황이다.

비례대표 정당득표 결과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각각 33.3%, 33.8% 득표율로 17석, 19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갔다. 전체 47석인 비례대표 의석 76%를 이 두 정당이 가져간 것이다.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별도로 창당한 열린민주당(정당득표 5.4%, 3석)까지 포함하면 양당 비례정당들이 80% 이상 비례 의석을 가져갔다.

국민의당의 경우 정당득표율 6.7%, 할당의석 3석이다. 정당득표율 20%, 9~10석이 당초 목표였던 점에 비하면 크게 미달된 상황이다. 전체 26명에 이르는 비례 후보 중 상위 1~3번인 최연숙 동산병원 간호부원장, 이태규 전 의원, 권은희 의원만 21대 국회에 합류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 당원들에 대한 사과의 심정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 당원들에 대한 사과의 심정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의당도 참담한 성적이긴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이 얻은 지역구는 1석, 비례대표는 5석이다. 현재 국회 내 의석과 똑같은 숫자다. 원래 정의당은 바른미래당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2018년 12월 이정미 정의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열흘간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내 선거법 개정 검토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민주당, 통합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자체 교섭단체(원내 20석) 구성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 통합당이 비례대표 과반 이상을 차지하기 위해 미래한국당을 창당하고, 여기에 민주당이 시민사회단체들과 더불어시민당 창당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소수정당 원내 진입 활성화라는 애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원래 비례정당 창당 파트너로서 민생당, 정의당을 고려하고 참여를 요청했으나 두 당이 모두 거절했다. 두 정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이를 계기로 총선에서 상당수 비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완전한 오판이다.

현재 20대 국회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민생당으로 이어지는 제3당 교섭단체의 존재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 소수정당들까지 모두 참패하면서 국회 운영은 결국 민주당, 통합당 양당 대결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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