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가진 자, 못 가진 자, 그리고 코로나19

'카지노 자본주의 나라' 미국에서 코로나 사태로 더욱 극심해지는 양극화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카지노 자본주의로 불리는 미국의 부자와 빈자가 더욱 극심하게 양극화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은 최근 3주 동안 실업자가 1,680만 명으로 늘어났다. 상당수 빈곤층이 주급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직업을 잃은 이 빈곤층의 앞날이 보이지 않게 됐다.

그러나 미국의 1% 부자들에게는 남의 일이다. 한 헤지펀드 억만장자는 부자들의 별장이 많기로 유명한 마사스 비니어스에서 편안하고 격리된 생활을 즐기고 있다. 마사스 비니어드는 미국 동부 도시 보스턴 아래에 있는 작은 섬으로, 케네디가 사람들과 오바마 대통령도 자주 방문했던 부자들의 휴양지다.

[비즈니스 미러]

또 다른 억만장자는 바하마 군도로 휴가를 갔고, 요트를 빌려 해양 휴가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이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으나 아직 인증 받지 못한 말라리아 치료약 같은 특별한 치료제는 많이 확보하고 있다.

미국은 10일 현재 확진자가 46만5,750명으로 세계 1위, 사망자는 16,684명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중환자 치료용인 인공호흡기의 부족에 있다. 그러나 억만장자들은 이 인공호흡기를 하나 씩 집에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9일 자동차 제조 빅3 가운데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M)와 계약을 맺고 인공호흡기를 공급받기로 했다. GM은 이번 계약에 따라 오는 8월 말까지 총 3만 개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해 미국 정부에 납품하게 된다.

이 계약은 미국에서 인공호흡기 부족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이 크게 높아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히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 이루어진 비상조치이다. 그 만큼 인공호흡기가 코로나19 치료에 절실했던 것이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죽어가는 주민들을 위해 인공호흡기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억만장자들은 코로나 질병에 대한 우려 보다는 그로 인한 경기 침체를 더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 조차도 경기 부양책으로 도입한 세금 감면 조치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은 이들 억만장자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는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막시즘닷컴]

최근에 의회에서 통과된 경기 부양책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건물 감가상각으로 인한 가공 손실을 주식시장과 같은 다른 투자의 이익에 대한 세금에서 상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 억만장자들은 재산을 불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맞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코로나19는 미국의 부자와 빈자 간 격차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백인과 비백인 간의 양극화도 심화시킨다. ‘미국에서 백인이 감기에 걸리면, 비백인들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일단의 민주당 의원들이 최근 연방보건후생부 알렉스 아자르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제일 먼저, 또 가장 많이 비백인 저소득층에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것은 그러한 저소득층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전파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인종 간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결국 오랜 동안 차별 정책으로 인해 비백인들은 빈곤, 열악한 위생 상태, 불량한 주거 환경 등에서 백인들보다 월등히 높은 분포를 보인다.

그러한 현상은 코로나19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면서 전염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억만장자들이 척박한 도시를 떠나 안정을 얻기 위해 도피하는 현상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수십 년에 걸친 구조적 인종 차별 정책으로 인해 많은 흑인과 유색 인종들이 질 높은 건강 보험과 적절한 주거, 그리고 재정적 안정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고 코로나19 위기는 이 불평등의 골을 더 깊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조사된 통계로 그러한 시실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스 캘로라이나 주의 멕클러버그 카운티의 시민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2.9%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비중은 43.9%에 이른다.

또 위스콘신 주의 밀워키 카운티의 경우 흑인이 확진자 중 절반을 차지하고 사망자는 81%에 이른다. 그러나 흑인은 카운티 시민 중 고작 26%이다. 미시간 주에서 흑인들은 주민의 14%에 지나지 않지만 확진자 중 35%, 사망자 중 40%의 비율이다.

그러나 억만장자들의 도피 행각이 반드시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전 하버드의대 교수였으며 최근 중국 우한에서 개최된 미국·중국 보건 정상회담을 주재한 윌리엄 해슬틴 박사는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 그 이유는 최고의 병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견해는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로부터도 반응이 있었는데, 지난 3일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뉴욕 주의 부자 도시인 나소와 서폭에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 도시들이 포함된 롱 아일랜드가 뉴욕시 보다 열악한 의료 시스템 밖에 갖추지 못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해슬틴 박사도 넓고 개방된 장소에 있으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근본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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