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만 끊이지 않는 잡음…다른 지역형 일자리는


유인없는 사업에 광주시가 현대차 끌어왔지만…"협의체 관리 못해"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현재 광주형 일자리와 같이 자동차산업과 관련해 진행 중인 지역형 일자리 사업은 총 4개다. 하지만 유독 광주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들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애초 지역형 일자리 사업 적극 추진 주체인 광주시가 현대자동차 등 투자자들을 끌어들일만한 유인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산업 관련 노사 상생 지역형 일자리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광주형을 포함해 군산형·강원형·울산형 일자리 등 4곳이다.

모두 상생을 꿈꾸며 노·사·민·정이 모였지만 사업을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르다. 광주형과 울산형에는 대기업이 각각 참여한다. 광주형은 현대차가 참여해 경형 SUV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울산형은 현대모비스의 전기차전용 부품공장을 시작으로 친환경차 등 미래차 산업 혁신성장 생태계를 마련하려는 것이 목표다.

나머지에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참여한다. 군산형에는 명신·에디슨모터스·대창모터스·MPS코리아 등이 참여해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고, 강원형에는 디피코와 부품사 등이 참여해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인데 다른 투자자들도 유치해 이모빌리티 특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그림이다.

아직 생산을 시작한 곳은 없다.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인 광주형은 2021년 9월 양산이 목표다. 울산형도 현대모비스 공장이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군산형은 명신이 기존 한국지엠(GM) 공장을 인수해 전기차 라인에 맞게 다시 설치하는 중이고, 나머지 업체들은 공장을 지을 땅부터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원형은 지자체에서 건설하는 공장은 거의 다 진행돼 상반기 내 양산 체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디피코에서 진행하는 공장 건설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처럼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노사 상생 지역형 일자리 사업이 준비 중에 있지만 유독 광주형만 잡음이 지속돼 왔다. 여기에는 광주시가 대기업인 현대차의 투자를 끌어오는데 만 집중한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형을 통해 생산할 경형 SUV는 현재 사업성이나 지속가능성도 없는 모델이다.

이에 광주시는 현대차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적정임금과 5년 임단협 유예 등을 내세워 유인했는데 이 때문에 민주노총이 '반값 임금'이라고 비판하며 처음부터 불참했다. 그리고 한국노총이 지난 1일 "노동계의 희생만을 요구한다"며 협약 파기를 선언했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광주시에서 처음에 현대차를 끌어오려고 했고 끌어온 이후에는 경영이나 이런 건 모르고 협약을 맺었다"면서 "그것도 다 기업 측에서 달갑지 않아하는데 광주시에서 조금씩 신경을 안 쓰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시의 책임이 제일 크다"면서 "현대차와 둘이서만 논의하고 결정하고 추진하면서 협의체를 형식적으로 만들어놓은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합의된 노사상생발전협정서에 당초 광주형 일자리 4대 의제인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등의 내용이 투자자와의 협상을 통해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소통·투명 경영 등으로 최종 변경됐다.

한국노총은 노동계가 요구한 원하청 상생방안, 노사책임 경영이라는 기본적 원칙이 빠졌다고 지적한다. 해당 부분은 현대차 측에서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그간 적정임금과 적정노동시간, 임단협 5년 유예 등을 놓고도 여러 번 갈등이 있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기공식. [사진=아이뉴스24 DB]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군산형 사례를 보면 광주형을 둘러싼 잡음이 유독 큰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군산형에는 노사 모두가 사업에 참여할 유인이 존재해서다.

일단 노동계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가 거의 파탄 난 상황에서 노동자뿐 아니라 군산 지역 주민 전체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지엠 공장과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잇따라 문을 닫았고 OCI 공장 또한 구조조정 중이어서다.

기업 입장에서도 유인이 있다. 명신의 경우 기존 한국지엠 공장을 활용하려고 한다. 여기에 새만금 단지에 전기차 클러스터가 조성되다보니 물류나 국가 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중견·중소기업들을 끌만 한 요인이 있었다.

현재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의 산업 재편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인 점도 작용했다. 실제 명신은 전기 승용차, 에디슨모터스는 전기 버스, 대창모터스는 전기 카트와 전기 소형 상용차 등 친환경차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최재춘 민주노총 군산시 지부장은 "군산형은 반값 일자리 논란 자체가 없는 것이 명신 같은 곳도 기존 공장들 다 내려오는데 현재의 임금, 복지 등을 그대로 가지고 내려오는 것"이라면서 "중소기업들도 최소한 전라북도의 임금과 비교해 적지 않게끔 주겠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다만 다른 지역형 일자리도 진행 과정에서 난관이 없을 거라고는 장담하지 못한다. 박용철 선임연구위원은 "사실상 지자체가 주도적인 게 크니까 주체들이 하나가 돼 파트너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기업의 결정이라든지 참여도도 중요하다보니 추가 기업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기업이 주도하다보면 우리나라 노사 관계나 기업 풍토 등을 볼 때 광주형과 같은 갈등의 위험은 다 도사리고 있어 군산형이나 강원형 등도 지켜봐야한다"면서 "지자체가 그걸 어떻게 통제하고 견인해 내고, 협의체라든지 그런 장치들을 통해 어떤 식으로 같이 협의해서 관리해 나갈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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