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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승부사' 최태원 제대로 통했다…SK품서 '화려한 백조'로 변신


최 회장의 혁신 의지로 하이닉스 이어 실트론도 好好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선구안이 빛을 발하며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다. 2015년 경영에 복귀한 최 회장은 굵직한 M&A를 통해 사업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의 이런 전략이 JX홀딩스 등 일본 기업들의 사례 연구를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장기 침체를 이겨낸 기업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최 회장을 M&A '승부사'라 표현한다. SK그룹이 신사업 진출을 위해 유망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는 최 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된다. 인수 뒤 회사를 키우는 PMI(인수 뒤 통합)가 성공의 본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 회장의 M&A전략은 높이 평가된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K의 M&A 시계는 최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5년 8월부터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최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은 위기 상황에서 수세적으로 대응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위기의 하이닉스를 건져낸 구세주는 최 회장 결정이 뒷받침됐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는 매력적인 사업이 아니었다. 반도체는 공장 하나 짓는 데 3조~4조원이 필요하다. 자칫 모기업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었다. SK그룹 내부에서도 기존 그룹 포트폴리오와 사업 연관성이 없다며 인수에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최태원 회장은 재계에선 M&A 승부사로 통한다. SK그룹이 신사업 진출을 위해 유망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는 최 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된다
최태원 회장은 재계에선 M&A 승부사로 통한다. SK그룹이 신사업 진출을 위해 유망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는 최 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반도체를 깊게 연구한 최 회장 생각은 달랐다. 미래를 확신한 그는 그룹 주력사인 SK텔레콤을 앞세워 2011년 하이닉스 인수했고 미운오리에서 현재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화려한 백조'로 거듭났다. SK그룹에 편입한 2012년 2분기에는 4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으며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2016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와 산업용가스 제조업체 SK에어가스를 인수했고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를 설립했다. 이어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하며 가전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듬해인 2017년 8월 인수한 반도체 웨이퍼 전문업체 LG실트론(현 SK실트론)도 성장의 날개를 펴고 있다. LG그룹으로부터 6천200억원에 인수한 SK실트론의 실적은 인수된 후 성장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8천340억원, 340억원 수준에서 지난 2018년 매출 1조3천462억원, 영업이익 3천804억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최근 SK실트론은 미국 화학회사 듀폰의 반도체 실리콘웨이퍼 사업부문 인수를 마무리했다. 미국과 일본 업체가 주도하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SK실트론의 존재감을 키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실트론을 '제2의 SK하이닉스'로 키우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투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의 M&A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문 지분 20%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컬의 '에틸렌아크릴산(EAA)'사업 부문을 3억7천만달러(약 4천200억원)에 사들였다.

바이오 부문 M&A에서도 속도를 내며 그룹 내 제2의 반도체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미국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앰팩(AMPAC)' 지분 100%를 인수했다. 지난해 10월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을 통합해 SK팜테코를 설립했다.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 등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던 의약품 생산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시너지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포석이다.

산업 발전의 길목마다 반도체 등 신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해 그룹 전반의 이익의 원천으로 삼아 온 SK그룹이 바이오사업으로 다시 한 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최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은 위기 상황에서 수세적으로 대응할수록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이 경영철학과 경영체계를 담은 'SKMS(SK경영관리체계)'를 3년 만에 또 다시 개정하며 최태원 회장의 '행복경영' 철학을 구체화 했다"며 "SKMS는 강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70년대 오일쇼크, 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데 근간이 됐고, 유공과 한국이동통신, 하이닉스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SK그룹은 설명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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