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애플…스타트업 인수 잇따라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스타트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차세대 기술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차세대 기술에 힘을 싣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애플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내 전 매장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애플 매장을 폐쇄했다. 5월 초까지는 미국 소매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모든 직종이 재택근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실적 부진도 예고돼 있다. 애플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은 2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 1천20만 대로 전월(1천600만 대)보다 36%나 감소했다. 애플은 1분기 실적 전망보고를 통해 "1분기 매출 전망치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내놓을 예정인 신형 아이폰도 출시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도 애플은 차세대 기술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가상현실(VR) 기술 스타트업인 넥스트VR을 인수했다. 넥스트VR은 직원들에게 애플에서 재배치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트VR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를 VR로 제공하는 업체다. 플레이스테이션, 오큘러스, HTC,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등의 VR 헤드셋을 통해 실감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애플은 이전부터 증강현실(AR)과 VR 분야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영국 AR 기기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업체 '플레시 세미컨덕터스'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플레시가 회사 매각 대신 페이스북과 AR 헤드셋용 디스플레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애플의 인수는 불발됐다.

현재 대만의 광학 부품 공급업체가 애플의 AR 글래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애플의 AR 글래스는 2022년쯤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2021년 초 AR 헤드셋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아일랜드 AI 스타트업 보이시스를 인수했다. 보이시스는 디지털 음성 비서가 음성 명령을 보다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의 정확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앞서 애플은 드라이브.ai, 실크랩스, 풀스트링, 투리, 엑스노, 등 AI 스타트업도 사들인 바 있다. 또한 지난달 31일에는 유료 날씨 앱 다크스카이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크스카이는 분 단위 예보에 특화된 앱으로 딥 머신러닝 모델이 날씨 데이터를 계산해 10분, 20분 뒤의 날씨 정보를 미리 알려준다. 애플의 인수로 인해 다크스카이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등에서는 이용할 수 없게 됐다.

IT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애플은 꾸준히 소규모 기술이나 회사들을 인수해왔는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 상황보다는 위기 이후를 생각하며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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