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규모 감산"에 유가 급반등…시장 전망은 '비관적'

결정적 변수는 '코로나19'…감산되더라도 하락 막기에 역부족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산합의 임박' 언급에 국제유가가 반등했지만 시장 전망은 비관적이다. 원유 감산에 대한 글로벌 공조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협상과정 또한 길어질 수 있는 데다 코로나19란 강력한 변수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 측은 1천만~1천500만배럴의 대규모 감산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힌 지난 2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24.67%(5.01달러) 뛰어 오른 배럴당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도 하루만에 21.02%(5.20달러) 상승한 배럴당 29.9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이튿날에도 급등세를 이어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1.9%(3.02달러) 뛴 28.34달러, 6월물 브렌트유는 34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진=아이뉴스24DB]

이날에는 사우디 관영 SPA통신도 사우디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이른바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에 비상 각료회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들의 주장대로 대규모 감산이 추진된다면 유가의 조기 회복은 가능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감산합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비현실적인 데다 정작 미국은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까지 알려져 유가 반등에 기대를 품는 덴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OPEC과 러시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각각 2천934만배럴, 1천144만배럴로 총 4천87만배럴을 기록했다"며 "트럼프가 말한 1천만배럴은 작년 생산량의 4분의 1 수준이고 1천500만배럴이면 37%이니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언론이 보도한 비상 각료회의 역시 협상을 시작하더라도 그 과정이 지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사우디는 "구체적인 감산규모가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회의일정 역시 아직 조율단계"라고 밝힌 상태다. 다만 전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해 오는 6일(현지시간) 화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현재 유가 반등의 가장 큰 장애물은 코로나19로 지목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 사태로 원유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감산이 이뤄지더라도 유가 하락을 방어하기는 역부족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오는 5월에 이르러서야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 장기화 가능성도 높다.

최진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진단능력의 부재와 당국의 미온적 대처, 무증상자에 의한 추가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는 얼마든지 장기화될 수 있고, 이 경우 원유 수요 전망치는 기존 예상보다 감소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때문에 국제 유가의 단기 방향에 대해 섣부른 판단은 지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 연구원은 "글로벌 감산 공조를 위한 물밑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결론적으론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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