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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잘못이 아닙니다"…'시사직격' N번방의 비극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2020년, 이른바 ‘N번방’ 사건이라 불리는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들은 피해 여성들에게 성착취물을 촬영하게 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유포해 금전적 이득까지 취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 피해 여성 74명 중 16명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은 더 큰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다.

'시사직격' 취재 결과 이들은 SNS나 채팅 앱을 통해 접근했으며, 보이스피싱이나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위장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개인정보를 빼내려 시도하거나 심지어 경찰인 것처럼 행세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3일 방송되는 '시사직격'에서는 피해자의 목소리에 주목하여 ‘성착취 범죄 텔레그램방(N번방)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쳐본다.

'시사직격' [KBS ]
'시사직격' [KBS ]

호기심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일탈계를 하게 되었다는 이유진(가명) 씨. 미성년자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수십 건의 고액알바, 조건 만남 등 부적절한 관계를 제의하는 연락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일탈계는 '일탈계정'의 줄임말로, 회원들은 신상을 노출하지 않은 채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촬영해 SNS에 게시하거나 공유한다.

대부분 일탈계 유저라고 알려진 N번방 사건 피해자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우리는 그 피해자를 어렵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 보복성 불법 촬영물 유포 피해자 김지수(가명) 씨는 증거를 수집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영상이 공유되고 있던 한 텔레그램 방을 발견했다. 김지수(가명)씨는 “댓글이 막 4천 개 정도 달려있는 게시글이 있더라고요. ‘이거 동영상 언제 풀려요’ 이런 제목으로. 그래서 눌러봤더니 제가 성관계하는 사진인 거예요 남자친구랑”라면서 참담해한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가학적 성착취물과 피해자 신상정보까지 넘쳐났던 그 곳은 바로 지난 9월 구속된 와치맨의 고담방이었다.

■ 성착취 네트워크, 폭력과 지배의 방

'시사직격'이 입수한 텔레그램 불법 성착취물 유포 방의 대화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박사방 운영자는 가담자들에게 지불하는 금액에 따라 ‘미션 청구권’을 차등적으로 지급했다. 돈을 많이 낸 사람에 한해 피해 여성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는데. 고담방의 경우 미성년자 여성 성착취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자료 구매 원합니다.” “지인능욕사진 교환ㄱㄱ?” “고등학생 쪽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중학생은 뭔가 잘 못할 것 같은 느낌?” “어릴수록 좋아 14세 이상” “저거 주시면 N번방 다 드릴게요.” 텔레그램 방 대화내용이다.

이같이 피해여성들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대화는 그들에겐 그저 ‘놀이’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지난 23일 박사방 운영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후에도, 여전히 성착취물은 유통되고 있었다. 관전자에서 제작자, 더 나아가 유포자로 그들은 점점 더 진화해왔던 것인데.

■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

N번방 사건은 하루아침에 등장한 것이 아니다. 불법 웹하드에서 다크웹, 텔레그램으로 형태와 방식만 바뀌었을 뿐 불법 성착취물은 음지에서 꾸준히 유통되어왔다. 소라넷의 계보를 잇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던 한 성착취 범죄 텔레그램 방의 운영자인 와치맨. 그는 과거 국내 최대 불법 성인사이트 ‘에이브이스누프’(AVSNOOP)의 이름을 딴 블로그를 개설해 자신의 방을 홍보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대구지방법원 류영재 판사는 “어떠한 행위를 했든, 어떠한 의사를 표현했든 어떤 선택을 했든 성학대를 당하고 성착취를 당해도 싼 행태라는 건 없어요”라고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강조한다.

김재련 변호사는 “살인을 사람들이 웬만해서 안 해요. 살인하면 자기 인생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거든요. 근데 아동청소년 이용 성착취물을 소지하는 거. 이거 범죄라고 생각 안 해요. 왜? 이런 행위를 하는 선행 사례에 대해서 제대로 처벌이 내려진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라고 범죄행위에 대한 응당한 처벌에 방점을 짝는다.

3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시사직격'에서는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성착취물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본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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