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규제에 날개 꺾인 '눈물의 케이뱅크'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2017년 4월3일 문을 연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출범 초기에는 희망이 넘쳤다.

'국내에 없는 은행서비스'를 내놓겠다는 포부로 출발한 케이뱅크의 첫날 가입자는 2만명을 넘어섰고, 사흘 만에 10만 계좌를 돌파했다. 1분당 21명이 케이뱅크에 가입한 셈이다.

케이뱅크는 주주사인 KT, BC카드, KG이니시스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와 인공지능(AI) 자산관리, 위치기반 금융제안 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케이뱅크는 제 갈길을 찾지 못하고 좌초 중이다. 법적 규제로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해 신규대출을 모두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케이뱅크 출범 때까지 이뤄지지 못해 반쪽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산업자본은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 시대의 정점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산업이지만 한국에서는 순탄치 못한 상황이다.

그 사이 임종룡, 최종구, 은성수 세명의 금융위원장이 금융혁신을 위해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결국 20대 국회가 다 끝나가는 시점까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찰스 슈왑과 같은 '게임 체인저'를 탄생시키겠다는 금융당국의 포부가 공염불에 그친 것이다.

현재 유일하게 분투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기술 중심의 디지털 DNA를 갖춘 업체가 은행업에 진출했을 때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돌풍으로 가입자가 폭증해 출범 2년 만에 조기 흑자전환했고, '26주적금' '저금통' 등의 신상품으로 젊은층을 재테크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KT의 케이뱅크 사례를 본 대형 IT 기업들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선정 시에도 굵직한 IT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아 흥행실패에 대한 우려가 컸을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 사례를 보고 누가 또 인터넷전문은행을 하려고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지금같이 정책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발을 들이기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제대로 키워보려면 먼저 케이뱅크가 규제 때문에 제대로 영업을 해보지도 못하고 발이 묶인 상황 해결이 시급하다. 정부와 국회의 의지가 보여야만 다른 플레이어들도 마음 놓고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KT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출범 초기 뜨거웠던 기대와 반응만 봐도 자본금을 확충하고 영업이 정상화되면 곧 순풍을 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