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0.5%p 파격 인하...코로나19 확산에 선제적 금융위기급 처방

1.50~1.75%→1.00~1.25% 고강도 조치…한은도 4월 인하 가능성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선제적으로 ‘금융위기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나 0.5%포인트를 내린 '빅컷'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1.50~1.70%에서 1.00~1.25%로 내려갔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준이 정례회의가 아닌 시점에 금리를 내린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미국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0.5%p 파격인하를 단행함으로써 한은도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이날 오전 10시 정각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1.00~1.25%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오는 18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 앞선 기습적 금리인하 조치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정례회의와는 별도로 금리를 인하한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우려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차단하기 위해 고강도 처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일각에서 "4일 뉴욕증시 개장 직전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다"라는 관측이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 예상보다도 하루 앞당겨 조치를 취한 셈이다.

0.5포인트 인하폭 역시 2008년 12월 이후로는 최대폭이다. 그만큼 연준이 코로나19 사태를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엄중한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기본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에 점차 발전하는 위험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하며 최대 고용과 가격 안정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FOMC가 오늘 FFR 목표 범위를 1.0~1.25%로 0.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위원회는 상황 전개와 이 것들의 경제 전망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적절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행동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0월 이후로 5개월 만이다. 연준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끌어내린 이후로 경제 흐름을 관망하는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금리인하 기조로 되돌아가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하 결정 직후 회견에서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의 강도와 지속성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고 상황은 유동적이다"라며 "FOMC는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달라졌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으로 읽힌다. 다만 "기준금리 이외에 다른 정책수단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양적완화(QE) 재개'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민병무기자 min6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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