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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19'에 비상"…방역 강화 나선 롯데월드


주요 테마파크, 방문객 수 절반 가량 급감…마스크 착용·시설 소독 총력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꺼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유명 테마파크들이 비상에 걸렸다. 국내 고객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기면서 입장객 수가 절반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오전 9시 45분께 찾은 롯데월드는 토요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출입구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롯데월드 출입구는 오픈 전부터 손님이 많아 대기줄과 티켓 구매 고객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이날은 30여 미터 정도되는 대기줄 외엔 텅텅 비어 있었다. 티켓 구매처에도 20여 명 남짓되는 이들만 눈에 띄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등하면서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 추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주말에는 5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입장객 수도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전경. [사진=장유미 기자]

롯데월드 직원들이 오프닝 세레머니를 끝낸 후 오전 9시 58분부터 문이 열리자 입장객들은 티켓을 확인한 후 곧장 놀이기구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직원들은 티켓 확인과 동시에 열화상 감지 카메라를 통해 입장객들의 온도를 체크하고 있었다. 열화상 감지 카메라는 정문과 남문 출입구에 모두 설치돼 있었으며, 입장객들의 예방활동 참여 독려를 위해 안내데스크 등 곳곳에는 예방수칙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37.3도가 넘는 손님들은 비접촉 체온계로 2차 측정을 진행한다"며 "체온이 높을 경우에는 지정 의료기관 방문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50분 롯데월드 어드벤처 정문 앞 풍경. [사진=장유미 기자]

이 외에도 롯데월드는 파크 안에 있는 놀이기구마다 꼼꼼하게 소독을 진행했다. 이날 방문했던 VR 체험 시설인 '플라이벤처'의 경우 입장객들이 놀이기구 체험을 끝낼 때마다 전체 방역을 진행한 탓에 기존보다 대기 시간이 좀 더 길어지게 됐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곳곳에 있는 직원들이 소독 분무기와 소독 거즈 등을 이용해 놀이기구 대기라인, 손잡이, 야외 벤치·탁자 등을 꼼꼼하게 닦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날 만난 한 방문객은 "친구들이 롯데월드로 가자고 했을 땐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서 오기 싫었다"며 "막상 와 보니 사람들이 별로 없어 놀이기구를 타기 좋았던 데다, 직원들이 열심히 소독제를 뿌리며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전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를 하고 있고, 식음 매장이나 상품 매장 등 곳곳에 손 소독제도 비치해뒀다"며 "식음료장 테이블, 어린이 전용시설 등에는 소독 작업을 더 강화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이 끝난 후에도 전 지역을 구역별로 나눠 매일 전문적인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놀이기구를 포함한 전 구역 및 직원 사무실, 이동동선, 휴게실까지 철저히 관리해 손님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월드]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입장객 수가 크게 줄어 롯데월드 시설 곳곳에서 한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평소 인기가 너무 많아 3시간 이상 기다려야 탈 수 있었던 '아틀란티스'는 이날 오전 만큼은 기다린 지 20분도 채 안돼 탈 순서가 돌아왔다. '자이로스윙', '자이로드롭' 등 인기 어트랙션들은 자리가 다 채워지지 않기도 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장객 수는 점차 늘어 오후 5시쯤부터 일부 인기 놀이기구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아틀란티스'의 경우 대기 시간은 40분 이상 소요됐다.

한 방문객은 "'코로나19'로 걱정은 됐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없어 대기 없이 놀이기구를 많이 탈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롯데월드를 찾았다"며 "낮에는 사람이 많이 없어 좋았지만 밤이 될수록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롯데월드]

이처럼 방문객 수가 예전보다 급격히 줄어들자 롯데월드는 영업시간을 조정했다. 기존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밤 11시까지 운영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 어드벤처 외에도 서울스카이, 아쿠아리움, 언더씨킹덤 등 다른 롯데월드 사업장들의 영업시간도 기존보다 줄었다.

또 롯데월드는 봄을 맞아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적극 홍보할 수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학교 콘셉트로 어드벤처를 꾸민 봄 시즌 축제 '렛츠 플레이 스쿨'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지만, 고객들이 많이 몰릴 것을 염려해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선 교실, 체육관, 스쿨버스 등으로 꾸며진 다양한 포토존이 설치되고, 교복을 입은 연기자와의 포토타임 등 이색 퍼포먼스도 진행된다"며 "다만 이를 적극 알리기엔 부담이 돼 축제 시작일 조차 알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롯데월드는 입장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대표 캐릭터 로티, 로리를 앞세운 원터치 점프게임 '점핑 어드벤처'를 지난달 말 출시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플라잉라바' 등을 개발한 클라프와 협력해 만든 이 게임은 화면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어드벤처에서만 플레이 할 수 있는 히든 스테이지도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 롯데월드 곳곳에선 '점핑 어드벤처' 히든 스테이지를 접속할 수 있는 QR 코드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점핑 어드벤처'를 출시하며 어드벤처 안에선 홍보하고 있지만, 외부에 적극 알리고 있진 않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롯데월드를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은 '점핑 어드벤처'를 통해 집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가 지난달 24일 출시한 게임 '점핑 어드벤처'. [사진=장유미 기자]

롯데월드 외에도 에버랜드, 이월드, 서울랜드 등 국내 주요 테마파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봇랜드, 이월드, 오월드 등 일부 테마파크들은 휴장에 들어갔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랜드는 운영 시간을 조정해 당분간 야간 개장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테마파크들이 임시 휴장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일본 디즈니랜드의 경우 이달 15일까지 문을 닫는다. 이곳이 휴업에 나선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이 맘때쯤보다 입장객 수가 대폭 줄어 평년 대비 10~30%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곳들도 있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는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문을 닫게 되는 곳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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