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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맡겨도 1년 이자 겨우 10만원...그래도 '안전자산 정기예금'에 돈 몰린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당분간 갈곳 못찾은 뭉칫돈 '피난처' 역할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안전자산 인기가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금리가 0%대까지 내려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안전자산 중 하나인 달러화 가격이 내리긴 했지만 코로나19의 '펜데믹(대유행)'이 현실화되는 만큼, 큰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정기예금 잔액은 517조4천9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은행 정기예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다. 감수할 위험이 크지 않은 만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도 매우 적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2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1.62%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말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조금씩 내리더니, 최근엔 아예 0% 금리 예금도 출현하기 시작했다. 1천만원을 맡기면 쥘 수 있는 이자가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정기예금 인기의 배경엔 지난해 말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부동산 대출 규제, 그리고 DLF·라임 사태에 따른 불안감 등이 꼽힌다.

특히 중국 발 코로나19 이슈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운 게 큰 몫을 했다. 실제 코로나19가 발병했던 12월과 비교해보면 1월말 4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약 3천230억원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 DLF·라임 등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일련의 이슈에 더해 최근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돈이 갈 곳이 없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좋은 투자처가 생기면 재빨리 깨고 나갈 수 있는 정기 예금이 일종의 '피난처'가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발 안전자산 강세는 미국 국채 금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펜데믹 조짐을 보이면서 또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는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가격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3일 미 재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10%로 나타났다. 한 달 전인 2월 3일과 비교해보면 41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떨어졌다.

최근 들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달러의 가격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 선호'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다소 진정시키긴 했다"라면서도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사태가 얼마나 더 장기화 될지 불확실한 부분이 많은 만큼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전자산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기예금 증가세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있어, 계속 남아있을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2월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1월보다 3조272억원 줄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 'WON 예금'의 금리를 가입기간에 따라 연 0.5~0.95%에서 연 0.5~0.87%로 낮춘데 이어 오는 4일부터는 해당상품의 금리를 0.5~0.77%로 변경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2일 'N플러스 정기예금' 금리(6개월 이상)를 연 1.35%에서 1.10%로 내렸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기예금이 피난처인 건 맞지만, 워낙 금리가 낮아 투자자들이 오래 있진 않을 것이다"라며 "코로나19 사태의 진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 저가 매수를 고민하는 투자자도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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