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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항공업계, 中 인접 국가노선 운항중단·감축 움직임


노선 운항 중단·감축에 막대한 고정비 지출…"버티는 수밖에 없어"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국내 항공사들이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에까지 직면해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운항 노선을 잇달아 중단·감축하면서 쉬는 비행기가 많아지게 됐는데, 이 때문에 막대한 고정비만 지출하게 됐다.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 노선 운항 중단을 시작으로 우한 외 중국 노선 운항 중단·감축에 들어가더니, 이제 중국과 인접한 국가에 대한 노선 운항 중단·감축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7일부터 '인천~마카오'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제주~홍콩' 노선은 이달 19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지난 7일부터 각각 '인천~마카오', '부산~마카오'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발 홍콩과 마카오, 제주발 마카오 노선 운항을 감편한다.

이는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가 중국 외 지역으로까지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실제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 중국 외 다른 국가 노선 여객 수요도 둔화돼 전체적으로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수송량이 전년동월대비 1.8% 줄어들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신종코로나 사태가 1월 중순부터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중국 노선 여객 수요가 전년동월대비 3.0% 줄어들었다. 중국 노선 여객 수요가 지난해 매달 전년동월대비 1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다.

여기에 지난해 '일본 보이콧'에 신종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일본 노선 여객 수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40.4%나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8월 20.3%, 9월 28.5%, 10월 40.6%, 11월 40.7%, 12월 39.1% 등 계속해서 각각 전년동월대비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코로나가 1월 중순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월 수송량 데이터는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사례를 보면 감염병 확산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여객수송량이 저점을 기록하고 4~5개월 이후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특히 현재의 위기는 항공업계에서 전례 없는 위기로 여겨진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는 단일 사건이었던데 반해 현재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 장기적인 내수 침체로 여행 수요 둔화, 일본 보이콧에 따른 일본 노선 감축, 유가와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 압박 등의 부정적 요인에 신종코로나 사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향을 미쳐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막대한 고정비용만 지출하게 됐다. 운항 노선이 중단·감축되면 비행기가 그라운드에서 쉬게 된다. 공장에 비유하면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항공사의 가장 큰 투자는 비행기인데, 결국 들어오는 돈 없이 나가는 돈만 많아진 상태가 된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비행기를 구매하든 리스하든 막대한 고정적 지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구매한 비행기라면 감가상각이 계속 일어나고 빌린 것이라면 리스료가 비행기 한 대당 매월 3~5억 원 정도씩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료도 들어가고 해외 지점이라든지 조직을 운영하는 일반관리비도 무조건 발생하는데 이러한 것이 다 고정영업비다"며 "비행기를 그라운드에 세워두면 들어오는 돈은 없고 고정비만 계속 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결국 에어서울은 중국 노선 운항 잠정 중단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접수하기로 했다. 국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자에 한해 2주에서 3개월까지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중국 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인력이 남다보니 신청을 받게 됐다"고 얘기했다.

앞서 신종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도 항공업계는 이미 업황이 좋지 않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기 희망 휴직 신청을 받고, 12월에는 6년 만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두 번이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스타항공도 지난해부터 무급 휴직 제도를 상시 진행하고 있다.

허 교수는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데 자구 노력이라고 할 게 별로 없어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인력을 조정하는 것이다"며 "비행기를 다시 되팔거나 리스백 하는 것도 또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언제 호전될지 알 수 없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자금력의 문제인데 대형항공사(FSC)는 FSC대로 덩치가 커서 비용 부담이 많이 발생해 그것대로 어려워 FSC나 저비용항공사(LCC)나 다 똑같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현재 모객을 더 할 여건도 안 되고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공사들은 지난해 암울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6.4%나 줄어들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영업손실 491억 원, 19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나오지 않은 항공사들도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항공사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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